어깨가 욱신욱신 아파서 힘들었던 55세 여성 김모씨는 회전근개 부분 파열을 진단받았다. 회복을 위해 체외 충격파, 프롤로 주사, 다혈소판혈장(PRP)주사, 스테로이드 주사 등 여러 치료를 받았지만 처음에만 통증이 잡히고 일주일이면 재발했다. 그러다 목동힘찬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6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되는 콜라겐 주사 치료를 권했고, 파열된 조직에 콜라겐을 주사했다. 김씨는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통증이 가라앉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목동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유순용 원장(왼쪽)과 최경원 원장(오른쪽)이 콜라겐 주사의 조직 회복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현대인은 누구나 어깨 통증을 달고 산다. 자세가 나빠서 아프겠거니 하고 넘긴 통증이 사실 ‘회전근개 파열’ 징조일 수 있다. 내버려뒀다간 예상치도 못한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니, A씨처럼 초기에 치료받아야 한다. 다행히 수술 이전에 시도해볼 수 있는 치료법이 있다. 바로 ‘콜라겐 주사 치료’다.

60대 이상 대부분 있어… 초기 치료 필수

회전근개 파열은 가장 대표적인 어깨 질환 중 하나다. 노화 등 퇴행성 변화나 외상이 주원인이다. 회전근개는 4개의 근육과 힘줄로 구성되는데, 이중 하나라도 파열되면 어깨가 계속 아프고 팔을 움직이기 불편해진다. 파열 정도에 따라 조직 일부만 찢어진 부분 파열, 힘줄 등 조직에 완전히 구멍이 뚫린 전층 파열로 나뉜다. 처음엔 부분 파열이었을지라도 내버려두면 전층 파열로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부분 파열 범위가 힘줄 두께의 50% 이상을 넘으면 전층 파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빨리 치료해야 한다.

낫지 않는 어깨 통증이 있는 고령자는 한 번쯤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회전근개 파열 의심 증상으로 팔에 힘이 빠지는 것이 꼽히지만, 힘 빠짐은 전층 파열에 가까울 정도로 손상이 심할 때 나타난다. 경미한 파열밖에 없는 환자는 통증이나 어깨 불편함 등의 증상밖에 느끼지 못한다. 회전근개가 멀쩡한 사람이라도 느낄 수 있는 증상이라 환자로선 단순히 자세가 나빠서 아프다고 오해하기 쉽다.

목동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최경원 원장은 “어깨 통증으로 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지속 또는 재발하는 기간이 길어진다면 회전근개 파열일 가능성이 있다”며 “퇴행성 질환인 만큼 60대 이상인 사람은 대부분 회전근개 파열이 생긴다”고 말했다.

어깨 통증이 지속되는 고령자는 한 번쯤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래픽=손은희

목동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유순용 원장은 “일이나 운동을 할 때 어깨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자주 하면서, 어깨가 계속 아프면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할 수 있다”며 “배드민턴, 탁구처럼 팔을 위로 드는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은 특히 파열 취약군이다”고 말했다.

손상 적을 때 콜라겐 주사, 통증 줄고 기능 향상

손상이 미미한 환자는 꼭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콜라겐 주사를 투여해 조직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다. 과거엔 부분 파열 환자가 병원에 오면, 조직이 더 손상될 때까지 지켜보다가 수술하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은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단계의 환자도 더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조직 상태를 개선함으로써 환자 불편함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콜라겐은 원래 봉합한 조직이 다시 파열되지 않게 할 목적으로 ,수술받은 환자에게 투여했다. 그러나 신체 구성 성분인 만큼 수술받기 전의 환자에게 투여해도 조직 재생 효과가 있다. 유순용 원장은 “수술 전 치료 방법으로는 콜라겐 주사를 투여하는 게 현재로선 가장 효과가 좋다”며 “환자가 빠르게 차도를 보이면 1회 투여로 그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콜라겐 주사의 치료 효과는 연구에서 입증됐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어깨 회전근개 부분 파열로 콜라겐 주사 치료를 받은 환자 39명을 조사했더니, 통증이 줄고 관절 기능이 개선되는 게 확인됐다.

연구소는 환자들이 콜라겐 주사 시술을 받은 후 평균 6.7개월이 지났을 때의 상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어깨 통증 정도 ▲어깨 관절 기능 ▲전방굴곡(팔을 앞으로 뻗은 채 들어올릴 수 있는 정도) ▲어깨 근력 ▲만족도 등 5개 항목의 평균 점수가 시술 전 19.9점에서 시술 후 30.7점으로 54%가량 향상됐다. 보통 총점 29점 이상이면 어깨가 건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통증 정도는 시술 후에 39%, 어깨 관절 기능은 42% 향상되며 특히 개선이 두드려졌다.

콜라겐 주사 치료 효과를 입증한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지난 2020년 미국 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이다. 연구팀은 회전근개 부분 파열 환자에게 콜라겐 주사를 투여한 지 6개월 후 MRI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콜라겐을 1㎖ 주사한 환자군의 36.7%에서 부분 파열 부위가 회복됐다.

효과 6개월 이상… 파열 방치하면 인공관절 수술도

콜라겐 주사의 치료 효과는 6개월 이상 지속된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앞서 언급한 39명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술 3.2주와 6.7개월 후의 어깨 관련 지표 종합 점수는 각각 30.1과 30.7였다. 세부항목별로 보면 통증의 정도는 7.8점과 8.2점, 기능은 8.2점과 8.5점, 만족도는 4.9점과 4.5점, 전방굴곡은 4.5점과 4.7점, 어깨 근력은 4.7점과 4.9점으로 비슷했다.

부분 파열일 때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게 최선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기본적으로 퇴행성 질환이라 완치 개념이 없다. 손상이 적을 때 최대한 치료해야 환자 불편함도 적다. 최경원 원장은 “부분 파열일 때 치료하지 않으면 생활 속 움직임이 누적돼 손상이 악화되고 수술을 받아도 다시 파열될 가능성이 크며, 어깨 근력도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시기를 놓친 상태에서 병원에 왔다면 힘줄이 완전히 끊어져 복구가 어려울 수 있다”며 “이럴 땐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