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축구 대표팀. 루이스 수아레스(왼쪽에서 둘째)와 에딘손 카바니(왼쪽에서 셋째)에게 이번 월드컵은 4번째 대회이자 마지막 무대다.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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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최종 엔트리 26명을 발표한 한국 축구 대표팀도 ‘결전의 땅’인 카타르에 입성해 본선을 위한 담금질을 하고 있고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추억을 팬들에게 선사할까요?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으로선 역시 첫 판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 축구가 16강행 티켓을 따낸 두 차례 월드컵의 공통점은 1차전 승리입니다.

‘4강 신화’를 달성한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은 폴란드와 1차전에서 황선홍·유상철의 연속 골로 2대0 완승을 거뒀습니다. ‘원정 첫 16강’의 2010 남아공월드컵 때는 그리스를 상대로 이정수·박지성의 골이 터지며 2대0으로 이겼죠. 물론 2006 독일월드컵(토고와 1차전 2대1 승)처럼 예외도 있었습니다.

이 세 번을 제외하고 한국은 1차전에서 모두 비기거나 패했습니다. 결과도 16강 진출 실패였고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적어도 우리의 월드컵에선 진리처럼 통하는 말이 됐습니다.

한국의 1차전 상대는 우루과이입니다. 우리 시각으로 24일 오후 10시에 1차전이 벌어집니다.

우루과이와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벌써 세 번째 만남입니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 3차전에서 처음 만났는데 당시 0-0으로 끝날 것 같던 분위기에서 우루과이가 후반 45분 다니엘 폰세카의 골로 1대0으로 이기면서 극적으로 16강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3패로 쓸쓸히 짐을 쌌죠. 이탈리아월드컵은 한국이 유일하게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한 대회입니다.

그다음은 한국 월드컵 역사에 명승부로 남아 있는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전입니다. 박지성·박주영·이청용·기성용 등 이른바 ‘양박쌍용’을 앞세운 한국은 우루과이와 대등한 승부를 펼쳤지만, 루이스 수아레스에 두 골을 얻어맞으며 1대2로 분패했습니다. 우루과이는 그 기세를 몰아 4강까지 올라갔죠.

그리고 두 나라는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맞붙게 됐습니다. 카타르월드컵의 운명을 가를 상대 우루과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습니다.

1950년 월드컵 최종전에서 우루과이가 브라질을 상대로 동점골을 터뜨리는 모습. / 트위터

◇ 두 번의 월드컵 우승

우루과이는 인구 350만명의 작은 나라입니다. 부산광역시의 인구와 비슷하죠. 면적은 약 17만㎢로, 한국보다 약간 큽니다.

남미 대륙에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등과 비교해 존재감이 없는 편이지만, 축구에선 자존심을 세울 만합니다. 월드컵 초대 개최국이자 우승국이며, 통산 2회 우승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축구로 따지면 ‘근본 있는’ 국가죠.

남미의 소국인 우루과이가 1930년에 첫 월드컵을 개최한 이유는 당시 축구를 잘해서입니다. 스페인과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계 이민자들이 많은 나라답게 일찍부터 축구 강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1920~1930년대엔 남미에서 아르헨티나와 최강을 다퉜죠.

월드컵이 생기기 이전엔 세계 축구 최고의 무대가 올림픽이었습니다.

우루과이는 1924년 파리 대회와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우루과이가 역대 올림픽을 통틀어 따낸 단 두 개의 금메달입니다. 축구를 뺀 다른 종목에선 아직 금메달이 없습니다.

우루과이 축구 대표팀의 엠블럼에는 월드컵 우승을 상징하는 별 4개가 붙어 있습니다. 월드컵 우승 2회에, 월드컵이 생기기 전 최고 권위 대회인 올림픽 2회 우승을 더한 거죠(2021년 FIFA는 올림픽 우승은 별개라며 우루과이축구협회에 별 두 개를 지워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루과이 엠블럼엔 4개의 별이 빛나고 있습니다).

축구는 잘했지만, 우루과이가 지리적으로 워낙 변방이다 보니 1회 월드컵 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우루과이의 월드컵 개최에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대표팀은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겨우 대회는 열렸고, 우루과이는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4대2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었습니다.

1950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우루과이. /페이스북

우루과이 축구의 가장 큰 ‘사건’이라면 1950년 브라질월드컵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루과이엔 영광을, 브라질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월드컵입니다.

1945년 군사독재 정권이 막을 내린 뒤 브라질엔 거센 민족주의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자국의 힘을 남미 대륙을 넘어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었던 브라질 사람들은 1950년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이 그런 무대가 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경기장이 ‘마라카낭(Maracana)’이었죠. 20만명을 수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 스타디움이 리우데자네이루에 생긴 겁니다.

1950년 7월 16일 마라카낭에서 열린 월드컵 파이널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만났습니다. 브라질은 우루과이와 비기기만 해도 대망의 첫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었죠.

월드컵 한 경기 최다 관중(19만9854명·비공식으로는 약 21만명)이 들어찬 가운데 줄 리메 FIFA(국제축구연맹) 회장도 경기 시작 전부터 포르투갈어(브라질의 공용어, 우루과이는 스페인어를 사용)로 된 우승 축사만 읽어봤을 정도로 그 누구도 브라질의 우승을 의심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우루과이의 2대1 역전승이었죠. 이날 패배는 ‘마라카나수(마라카낭의 비극)’라는 고유명사를 탄생시킬 정도로 브라질인에겐 크나큰 충격이었습니다.

브라질 전역에서 자살자가 속출했고, 집집마다 조기(弔旗)를 게양했습니다.

브라질의 소설가 넬손 호드리게스는 “어느 나라든 일본의 히로시마 원폭처럼 치유할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이 있다”며 “우리의 히로시마는 바로 마라카나수”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우루과이 입장에선 ‘마라카낭의 기적’이었죠. 기적의 중심엔 주장 옵둘리오 바렐라가 있었습니다.

전날 숙소에 브라질의 우승을 미리 기사로 내보낸 신문이 날아들자 그 신문에 오줌을 누며 결연한 의지를 보인 그는 경기 당일에도 감독이 수비적인 경기를 주문하고 라커룸을 나가자 “그는 좋은 감독이지만 이번엔 틀렸어. 경기는 누가 해주는 게 아니야. 우리가 쇼를 보여주자”고 말했습니다.

경기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나선 우루과이의 기세에 브라질 선수들은 당황했습니다.

후반 2분 브라질이 먼저 골을 넣었을 때도 바렐라가 “이젠 우리의 시간이다. 본때를 보여주자”라며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았습니다. 절망했던 우루과이 선수들은 주장의 독려에 분위기를 바꿔 총력전으로 나선 결과 두 골을 잇달아 뽑아낼 수 있었죠.

좀처럼 월드컵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던 브라질은 이후 만 17세의 펠레가 6골로 맹활약한 1958년에서야 첫 트로피를 듭니다. 브라질은 펠레가 뛴 1958·1962·1970년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호마리우와 베베토가 활약한 1994년, 호나우두가 8골로 골 폭풍을 일으킨 2002년에도 정상에 섭니다.

그리고 브라질은 2014년, 64년 만에 다시 홈에서 월드컵을 개최합니다. 조 추첨식에 1950년 당시 우루과이 역전골의 주인공인 알시데스 기지아를 초청하죠. 아픈 역사를 넘어 반드시 우승을 거머쥐겠다는 각오였습니다.

하지만 기지아가 몰고 온 기운은 여전히 강했을까요? 브라질은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에 1대7의 역사적인 대패를 당했습니다. ‘마라카낭의 비극’ 만큼 브라질을 충격으로 몰고 간 ‘미네이랑의 비극’이었죠.

2014 브라질월드컵 잉글랜드전의 루이스 수아레스. / 조선일보DB

◇ 우루과이의 주목할 15인

우루과이는 역대 월드컵에서 우승 2회, 4강 3회를 자랑하는 강팀입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8강에 올랐죠. 남미 대륙 최강을 가리는 코파아메리카에서도 역대 최다인 15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 나서는 우루과이 대표팀은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종 엔트리에 든 26명 중 중요 멤버 15인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 루이스 수아레스

★ 1987년 1월 24일생(만 35세)

★ 현 소속팀: 나시오날(우루과이)

★ 우루과이 국가대표 134경기 68골

★ 주 포지션: 중앙 공격수

★ 시장가치: 400만유로(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루이스 수아레스는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수퍼스타입니다.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월드컵이네요.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에 나설 그는 한국 축구와 인연이 매우 깊습니다.

그는 첫 월드컵이었던 남아공 대회에서 팀을 4강에 끌어올렸죠. 특히 한국을 상대한 16강전에서 두 골을 퍼부으며 영웅이 됐습니다.

4년 뒤 브라질월드컵에선 경기 도중 상대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이탈리아)의 어깨를 물어버리며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팀의 8강행에 기여했죠.

2021-2022시즌까지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뛴 그는 지난 7월 자국 리그 팀이자 친정 팀인 나시오날로 이적했습니다.

지난 3월 페루전이 끝난 뒤 수아레스의 모습. / 조선일보DB

결정력은 여전합니다. 그는 우루과이 나시오날에서 16경기를 뛰며 8골 4어시스트로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특히 10월 리버풀(잉글랜드가 아니라 우루과이 팀입니다)과 맞붙은 우루과이 리그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두 골로 4대1 승리를 이끌어 나시오날에 16년 만의 우승컵을 안겼습니다.

수아레스가 애초에 나시오날과 단기 계약을 맺은 것은 월드컵을 맞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그는 “우루과이에서 월드컵을 잘 준비하기 위해 나시오날을 택했다”며 “월드컵이 끝나면 다시 자유계약선수가 된다”고 밝힐 정도로 이번 월드컵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릅니다.

수아레스는 신예 다르윈 누녜스(리버풀)과 함께 우루과이 공격의 선봉에 설 전망입니다. 전성기 때보다 신체적인 능력은 떨어졌지만, 워낙 골 냄새를 잘 맡는 선수라 한국 입장에선 경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2년 전 남아공의 아픔을 반복해선 안 되니까요.

2021 코파아메리카 당시 카바니. / 조선일보DB

◇ 에딘손 카바니

★ 1987년 2월 14일생(만 35세)

★ 현 소속팀: 발렌시아(스페인)

★ 우루과이 국가대표 133경기 58골

★ 주 포지션: 중앙 공격수

★ 시장가치: 500만유로

루이스 수아레스와 에딘손 카바니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둘 다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이며, 나이도 동갑입니다. 고향도 같은 살토입니다.

수아레스는 134경기, 카바니는 133경기로 A매치 출전 횟수도 비슷합니다. 두 선수 모두 이번이 네 번째 월드컵입니다.

카바니 역시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는 2010·2014 월드컵을 합쳐 두 골을 넣으며 동갑내기 수아레스에 비해 월드컵 활약이 처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3골을 터뜨리며 팀의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특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과 맞선 16강전(우루과이 2대1 승)에서 골망을 두 번 가르면서 팀을 8강으로 이끌었죠. 하지만, 그 경기에서 다치면서 8강전엔 나서지 못했고, 우루과이는 프랑스에 0대2로 패하며 짐을 싸게 됐습니다.

지난 9월 우루과이 대표팀 명단엔 카바니가 빠졌습니다. 이로 인해 최종 엔트리 제외 가능성까지 점쳐졌지만, 디에고 알론소 감독은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카바니의 이름을 올려놓았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발렌시아로 이적한 카바니는 자신이 뛴 최근 라 리가 4경기에서 4골을 넣으면서 변치 않는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카바니의 최대 무기는 헤더입니다. 최근 4골 중에서도 2골을 머리로 집어넣었습니다. 한국이 세트피스 상황 등에서 방심하는 순간 카바니의 헤딩 골을 허용할 수 있습니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카바니는 최근 몸 상태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는 지난달 30일 바르셀로나와 라 리가 경기 도중 발목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휴식을 취한다면 월드컵엔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올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루과이의 미드필더 발베르데. / 트위터

◇ 페데리코 발베르데

★ 1998년 7월 22일생(만 24세)

★ 현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 우루과이 국가대표 44경기 4골

★ 주 포지션: 중앙 미드필더, 오른쪽 윙어

★ 시장가치: 1억유로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현재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스타 중 한 명입니다. 축구 이적 시장 통계를 다루는 독일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가 매긴 시장 가치가 자그마치 1억유로(약 1384억원)입니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억7000만유로),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1억6000만유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1억2000만유로),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1억1000만유로) 다음으로 높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미드필더인 발베르데는 올 시즌 20경기에 출전해 8골을 터뜨렸습니다. 스트라이커 포지션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골 퍼레이드입니다.

특히 그물을 찢을 듯한 중거리 슈팅이 그의 전매특허입니다. 한국 수비로선 발베르데가 슛을 할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죠. 워낙 정확하고 강력한 슈팅을 자랑하는 터라 국내 팬들 입장에선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습니다.

발베르데는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모든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182cm의 좋은 피지컬에, 최대 속도가 시속 37km가 넘을 만큼 스피드가 빠릅니다. 활동량도 매우 뛰어나 수비 가담도 훌륭하죠.

무엇보다 축구를 알고 하는 선수입니다.

동료의 위치나 동선을 미리 예상하고 찔러주는 패스, 빈 공간에 찾아 들어가는 플레이, 절묘하게 공·수 밸런스를 맞추는 움직임 등 축구 지능, 이른바 ‘FQ’가 매우 뛰어납니다. 알론소 감독이 포메이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것도 발베르데가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베르데가 한국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 당시 눈을 찢는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 트위터

발베르데는 2017년 U-20 월드컵 당시 우루과이 대표로 한국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우루과이는 4강까지 올라 베네수엘라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는데요. 그는 포르투갈과 8강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한 뒤 눈을 찢는 세리머니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자신은 친구를 위한 세리머니였다고 해명했지만,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 차별적인 행동이 분명했죠. 한국으로선 설욕을 해야 합니다.

2010 남아공월드컵이 수아레스가 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무대였다면, 이번 월드컵은 발베르데가 수퍼스타로 올라서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루과이 대표팀에선 중원에 배치될 가능성이 큰데 과연 한국의 미드필드진이 막아낼 수 있을지 걱정이 듭니다. 명실상부한 한국의 경계대상 1호입니다.

우루과이의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 / 트위터

◇ 다르윈 누녜스

★ 1999년 6월 24일생(만 23세)

★ 현 소속팀: 리버풀(잉글랜드)

★ 우루과이 국가대표 13경기 3골

★ 주 포지션: 중앙 공격수, 윙어

★ 시장가치: 7000만유로

우루과이 축구 하면 디에고 포를란과 수아레스, 카바니, 디에고 고딘 등이 먼저 떠오르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번 월드컵은 우루과이의 세대교체가 얼마나 잘 이뤄졌는지를 확인하는 무대가 될 듯합니다. 그 선봉장이 발베르데와 다르윈 누녜스입니다.

23세의 신예 공격수 누녜스는 올 시즌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클럽 리버풀에서 뛰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포르투갈 벤피카에서 34골(41경기)을 터뜨리며 빅리그행 티켓을 거머쥐었죠.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시티에 새로 둥지를 튼 엘링 홀란과 함께 가장 눈여겨볼 프리미어리그 ‘신입생’으로 꼽혔습니다.

시즌 초반 홀란이 경이로운 골 행진(현재 18경기 23골)을 보이며 누녜스의 활약이 가린 면이 있지만, 누녜스도 이미 10골을 터뜨리며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사우스햄프턴전엔 2골로 팀의 3대1 승리에 앞장섰죠.

누녜스는 팀 선배인 카바니와 닮았습니다. 큰 키(187cm)에도 스피드가 뛰어나 침투 능력이 탁월합니다. 양발을 다 잘 쓰는 등 다양한 슈팅 기술을 갖췄고, 헤딩에도 능합니다. 볼 터치가 투박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히죠.

알론소 감독은 노장인 수아레스와 카바니를 둘 다 스타팅으로 쓰기보다는 수아레스와 누녜스를 선봉에 세워 최전방에서 신·구 조화를 꾀할 가능성이 큽니다. 리버풀의 누녜스와 토트넘의 손흥민이 펼칠 자존심 대결도 관심을 끕니다.

우루과이의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 / 트위터

◇ 로날드 아라우호

★ 1999년 3월 7일생(만 23세)

★ 현 소속팀: 바르셀로나(스페인)

★ 우루과이 국가대표 12경기

★ 주 포지션: 센터백, 라이트백

★ 시장가치: 6000만유로

지금 한국 대표팀이 얼굴을 다친 손흥민 때문에 걱정이 많다면, 우루과이는 주전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의 회복 여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아라우호는 지난 9월 이란전에서 오른쪽 허벅지를 다치며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당시만 해도 월드컵 출전이 어렵다고 봤죠.

하지만 아라우호는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회복이 빨라 컨디션 여부에 따라 본선 출전도 가능할 전망인데 그래도 한국과 1차전엔 나오기는 어렵다는 분위기입니다.

아라우호가 정상 컨디션이었다면, 한국엔 정말 큰 위협이 되었을 것입니다. 192cm의 큰 체격에 최고 속력이 시속 35km로 빠르니 ‘괴물 수비수’로 불릴 만합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김민재 같은 존재입니다. 누녜스, 발베르데와 함께 우루과이 축구를 짊어지고 나갈 선수죠.

바르셀로나에서 중앙 수비수를 주로 보는 아라우호는 우루과이 대표팀에선 라이트백으로 출전하기도 합니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과 중앙을 자주 오가는 스타일이라 만약 둘 다 출전했다면 손흥민 대 아라우호의 불꽃 튀는 대결이 펼쳐질 뻔 했습니다. 지금은 둘 다 부상이라는 점이 안타깝네요.

우루과이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 / 트위터

◇ 로드리고 벤탄쿠르

★ 1997년 6월 25일생(만 25세)

★ 현 소속팀: 토트넘(잉글랜드)

★ 우루과이 국가대표 51경기 1골

★ 주 포지션: 중앙 미드필더

★ 시장가치: 4000만유로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선수입니다. 유벤투스에서 뛰다가 올해 겨울 이적 시장에 토트넘으로 이적해 두 시즌째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선 발베르데와 함께 우루과이의 중원을 책임질 것으로 보입니다.

활동량이 풍부하고 압박에 능해 볼을 잘 빼앗는 미드필더입니다. 중원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를 받는 한국 입장에선 벤탄쿠르에게 공을 빼앗겨 역습을 허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공격력도 뛰어납니다. 13일 프리미어리그 리즈전에선 두 골을 터뜨리는 결정력을 과시하며 토트넘의 4대3 승리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우루과이의 미드필더 루카스 토레이라. / 트위터

◇ 루카스 토레이라

★ 1996년 2월 11일생(만 26세)

★ 현 소속팀: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

★ 우루과이 국가대표 40경기

★ 주 포지션: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 시장가치: 1500만유로

우루과이의 살림꾼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많이 뛰면서 상대 공격을 지워버리는 역할을 합니다. 체격(168cm)의 약점을 활동량과 움직임을 커버하는 스타일이죠.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포르투갈과 16강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그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올 시즌 갈라타사라이에서 꾸준히 활약 중입니다.

우루과이의 공격수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 /트위터

◇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

★ 1994년 6월 1일생(만 28세)

★ 현 소속팀: 플라멩구(브라질)

★ 우루과이 국가대표 40경기 8골

★ 주 포지션: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

★ 시장가치: 1900만유로

지난 3월 페루와 벌인 카타르월드컵 남미 예선(1대0 우루과이 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우루과이의 본선행을 확정한 주인공입니다. 한 해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되는 푸스카스상 후보에 두 번 오를 만큼 ‘원더 골’을 곧잘 터뜨립니다.

상대적으로 측면 공격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우루과이에서 아라스카에타가 사이드 쪽에서 활약을 펼쳐준다면 우루과이는 그만큼 다양한 공격 옵션을 보유하게 됩니다.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10번을 우루과이에서 달고 있습니다.

우루과이의 미드필더 베시노. / 트위터

◇ 마티아스 베시노

★ 1991년 8월 24일생(만 31세)

★ 현 소속팀: 라치오(이탈리아)

★ 우루과이 국가대표 62경기 4골

★ 주 포지션: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 시장가치: 450만유로

카타르월드컵 남미 예선에 대부분 주전으로 출전한 핵심 미드필더입니다. 뛰어난 피지컬(187cm)에 성실함을 갖춰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빕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잔뼈가 굵었습니다. 인테르에서 5시즌 동안 활약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라치오로 이적해 20경기에 출전, 3골을 넣었습니다.

우루과이의 주장이자 수비수 디에고 고딘. /트위터

◇ 디에고 고딘

★ 1986년 2월 16일생(만 36세)

★ 현 소속팀: 사르스필드(아르헨티나)

★ 우루과이 국가대표 159경기 8골

★ 주 포지션: 중앙 수비수

★ 시장가치: 70만유로

역대 최다 A매치 출장 기록을 자랑하는 우루과이의 레전드 수비수입니다. 이번 우루과이 대표팀의 최고령 선수이며 주장입니다.

수아레스, 카바니와 마찬가지로 이번이 네 번째 월드컵입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5경기에 선발 출장해 팀의 4강행에 힘을 보탠 그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선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팀을 16강에 올려놓았습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죠.

나이가 많이 든 만큼 신체 능력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노련한 위치 선정과 뛰어난 맨 마킹을 보여줍니다.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의 선발 출전이 유력한 가운데 알론소 감독이 히메네스의 센터백 파트너로 디에고 고딘과 세바스티안 코아테스 중 누굴 고를지 관심을 끕니다.

우루과이의 수비수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 / 트위터

◇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

★ 1995년 1월 20일생(만 27세)

★ 현 소속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 우루과이 국가대표 78경기 8골

★ 주 포지션: 중앙 수비수

★ 시장가치: 4000만유로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9시즌째 주전으로 활약하는 세계적인 센터백입니다. 이번이 세 번째 월드컵이고요.

2018 러시아월드컵 이집트전에서 헤딩으로 월드컵 데뷔골을 넣었습니다. 프랑스와 8강전에선 0-2로 뒤지고 있던 후반 막판 조국의 패배를 앞두고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습니다.

이날 1골 1어시스트로 프랑스의 승리를 이끈 앙투안 그리즈만은 늘 흥겨운 골 세리머니를 하는 평소와 달리 아틀레티코 팀 동료인 고딘과 히메네스를 배려해 특별한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고딘의 센터백 파트너로 아틀레티코에서 오랜 시간 활약하며 성장했습니다. 대인 마크와 태클 능력이 뛰어나고, 뛰어난 점프력을 바탕으로 한 제공권 장악도 훌륭합니다. 부상이 잦은 것이 흠인데 이번 월드컵엔 큰 부상 없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우루과이의 중앙 수비수 세바스티안 코아테스. / 트위터

◇ 세바스티안 코아테스

★ 1990년 10월 7일생(만 32세)

★ 현 소속팀: 스포르팅(포르투갈)

★ 우루과이 국가대표 47경기 1골

★ 주 포지션: 중앙 수비수

★ 시장가치: 600만유로

196cm, 94kg의 육중한 체격을 자랑하는 센터백입니다. 몸싸움이 뛰어나고 공중볼 경합 능력이 좋지만, 상대적으로 스피드가 느리기 때문에 손흥민과 황희찬 등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들이 빠른 침투로 뒷공간을 노려볼 만 합니다.

우루과이의 수비수 마티아스 올리베라. / 트위터

◇ 마티아스 올리베라

★ 1997년 10월 31일생(만 25세)

★ 현 소속팀: 나폴리(이탈리아)

★ 우루과이 국가대표 8경기

★ 주 포지션: 레프트백

★ 시장가치: 1500만유로

김민재의 팀 동료로 국내 팬들에게 인지도를 쌓은 선수입니다. 올 시즌 꾸준히 나서며 나폴리의 고공 행진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의 주전 레프트백으로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윙어 출신답게 공격력이 뛰어납니다. 날카로운 왼발 킥이 일품이죠.

투지가 지나쳐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한국으로선 이러한 성향을 잘 이용해야 할 듯싶습니다.

우루과이의 수비수 마르틴 카세레스. / 트위터

◇ 마르틴 카세레스

★ 1987년 4월 7일생(만 35세)

★ 현 소속팀: LA 갤럭시(미국)

★ 우루과이 국가대표115경기 4골

★ 주 포지션: 라이트백, 레프트백

★ 시장가치: 50만유로

아라우호의 부상으로 우루과이 라이트백은 취약 포지션이 됐습니다.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백전노장 마르틴 카세레스가 이 포지션으로 나설지 관심이 큽니다. 전성기가 지난 터라 알론소 감독도 고민이 클 것 같습니다.

기예르모 바렐라도 주전 라이트백으로 나설 수 있는 선수입니다. 그는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라우호가 빠진다면 한국은 적극적으로 우루과이의 오른쪽 측면(한국 입장에선 왼쪽 측면)을 공략해야 할 것입니다. 주전 레프트백으로 나설 가능성이 큰 김진수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우루과이 수문장 세르히오 로체트. / 트위터

◇ 세르히오 로체트

★ 1993년 3월 23일생(만 29세)

★ 현 소속팀: 나시오날(우루과이)

★ 우루과이 국가대표 8경기

★ 주 포지션: 골키퍼

★ 시장가치: 400만유로

우루과이 하면 생각나는 골키퍼는 페르난도 무슬레라입니다.

A매치 133경기에 나선 그는 2010 남아공월드컵부터 3회 연속 주전 수문장으로 우루과이의 골문을 지켰습니다. 남아공월드컵 가나와 8강전에서 두 차례 선방으로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어낸 무슬레라는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선 그리즈만의 슈팅을 막다가 어이없는 펀칭 미스를 저지르며 팀 패배의 원흉이 되고 말았죠.

우루과이는 이번 월드컵에선 무슬레라의 시대를 마감하고 세르히오 로체트를 주전 수문장으로 내세웁니다.

무슬레라의 장기 부상으로 올 초 월드컵 남미예선부터 선발을 꿰찬 로체트는 4경기를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알론소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습니다. 190cm의 큰 키에 안정적인 선방 능력이 돋보이는 골키퍼입니다. 한국이 로체트를 넘어 골망을 가르는 장면을 꿈꿔 봅니다.

디에고 알론소 우루과이 대표팀 감독. / 트위터

◇ 디에고 알론소 감독

★ 1975년 4월 16일생(만 47세)

★ 2021년 12월부터 우루과이 감독

★ 부임 후 7승1무1패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우루과이를 이끌고 남아공월드컵 4강, 러시아월드컵 8강 등의 성과를 남겼습니다. 2006년부터 팀을 이끈 그는 부임 16년째인 작년, 카타르월드컵 남미예선 부진으로 경질됐습니다. 그 지휘봉을 이어받은 이가 디에고 알론소 감독입니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중국 등에서 뛴 알론소 감독은 2011년 은퇴했습니다. 이후 우루과이와 파라과이, 멕시코, 미국 리그에서 감독을 하다가 작년 12월 우루과이 대표팀의 사령탑이 됐습니다.

알론소 감독은 기본적으로 4-4-2를 선호하는데 때에 따라서 4-2-3-1, 4-3-3 등으로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볼 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수비 라인을 적극적으로 올려 볼을 탈취한 뒤 빠른 역습으로 가져가는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합니다. 전임 타바레스 감독의 전술을 크게 바꾸지 않은 가운데 역동성을 더했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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