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유니폼을 입은 오재일. 원기찬 사장으로부터 갤럭시Z 폴드2 휴대폰을 전달받는 모습. /삼성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원태인(20)이 14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웃는 이모티콘을 올렸다. 이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야구 팬들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원태인은 올 시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6월까지만 해도 평균자책점 2.96으로 맹활약하며 4승을 챙겼지만, 이후 넉 달 동안은 2승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8월 4일 두산전에서 시즌 6승째를 거둔 이후엔 13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8패를 당했다. 2019시즌과 마찬가지로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달리는 모습이었다.

원태인은 올해 19개의 홈런을 맞았다. 그중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것이 두산 오재일이었다. 오재일은 2020시즌 원태인을 상대로 5타수 4안타 3홈런 7타점, OPS 3.457의 가공할 활약을 펼쳤다. 오재일은 2019시즌에도 원태인에게 강했다. 8타수 4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원태인은 프로 데뷔 후 두 시즌 동안 오재일에게 홈런 5개, 15타점을 허용했다. 꿈에 나타날 만큼 공포의 천적이었다.

그런 오재일이 14일 삼성과 FA 계약을 맺었다. 오재일은 4년간 계약금 24억원, 연봉 22억원, 인센티브 4억원 등 최대 50억원에 4년 계약을 맺었다.

14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웃는 이모티콘을 올린 원태인.

이로써 원태인은 적어도 4년간은 ‘오재일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팀 동료로 든든한 공격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원태인의 스마일 이모티콘은 그런 기분에서 나왔을 것이란 게 야구팬들의 추측이다.

삼성은 오재일을 영입하며 짜임새 있는 강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김상수와 구자욱이 테이블 세터, 오재일과 외국인 선수, 김동엽이 클린업 트리오를 맡고 이원석과 강민호, 박해민, 이학주 등이 뒤를 받친다면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강타선이 된다. 변수는 후반기 폭발하며 올 시즌 타율 0.312, 20홈런을 기록한 김동엽이 내년에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 지다. 새로 데려올 외국인 타자의 기량도 중요하다.

아무튼 오재일이 푸른 유니폼을 입으며 삼성은 내년 시즌 희망을 밝히게 됐다. 원태인의 ‘스마일 이모티콘’처럼 삼성 팬들도 환하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