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상훈, 박정태, 배영수, 니퍼트 /한국야구위원회

이상훈(27위), 박정태(32위), 더스틴 니퍼트(33위), 배영수(35위)가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며 고난을 극복한 레전드 4명으로 1일 선정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올해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맞아 앞서 진행한 ‘레전드 40인 투표 결과’를 순차적으로 매주 공개하고 있다. 이들의 순위는 선정위원회가 추천한 177명의 후보 가운데 전문가 투표(80%)와 팬 투표(20%)를 합산한 결과다.

‘야생마’ 이상훈은 LG 입단 3년 차인 1995년 KBO에서 데뷔한 좌완 가운데 처음으로 선발 20승을 거두며 투수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후 척추분리증과 혈행장애에 시달렸고,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1997년 이상훈은 10승6패 37세이브 평균자책점 2.11로 세이브 부문 1위에 오르며 완벽하게 변신했다.

‘악바리’ 박정태는 1992년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리그 최고의 2루수였다. 그러나 1993년 주루 과정에서 왼쪽 발목이 부러져 다섯 번이나 수술을 받으며 위기에 몰렸다. 재활 끝에 복귀해 1995년과 1999년 두 차례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역대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많은 통산 승리(102승)와 탈삼진(1082개) 기록을 보유한 니퍼트는 두산에서 뛸 당시인 2015년에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슬럼프를 겪었다. 하지만 노련하게 극복해 이듬해 역대 외국인 투수 시즌 최다승 공동 기록인 22승을 일구고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앞장섰다.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는 강속구 투수로 2005년과 2006년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구속이 급감해 선수 생명에 위기가 찾아왔다. 그는 이후 기교파 투수로 변신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의 한국시리즈 4연패에 일조했다.

1일 기준 현재까지 공개된 레전드는 총 12명이다. 투표를 통해 최다득표 1~4위를 차지한 선동열·최동원·이종범·이승엽, 원년 스타 박철순·이만수·백인천·김성한 등이 앞서 발표됐다. KBO는 후반기 동안 차례대로 남은 레전드 28명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