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투구하는 박명근.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3.15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고등학교 때 이런 상황에서 많이 나가봐서…."

시범경기라고 해도 데뷔 무대. 국내 프로팀을 상대하는 첫 등판. 그것도 1사 2루의 위기상황. 그러나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침착하게 막아냈다. LG 염경엽 감독이 극찬에 극찬을 쏟아내는 신인 투수 박명근의 인상적인 데뷔전이었다.

박명근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서 3-6으로 역전당한 2회말 1사 2루의 위기에 등판했다.

보통 신인급 투수가 나올 경우 편하게 던져라고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등판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선발 김유영이 계속 안타를 얻어 맞으며 실점이 늘어나자 두번째 투수로 나가기로 했던 박명근이 올라온 것. 그의 능력을 시험해보고자 하는 벤치의 의도도 있었다.

박명근은 첫 타자 피렐라를 높이 뜬 플라이볼로 유도했다. 아쉽게 2루수 서건창의 실책으로 1사 1,3루의 위기가 만들어졌다. 4번 오재일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했지만 2사 1루서 1루주자 피렐라의 2루 도루를 저지하고 이닝을 마쳤다. 빠른 직구를 던질 때 1초도 되지 않는 엄청나게 빠른 퀵모션에 피렐라가 2루에 도착하기도 전에 포수 박동원의 송구가 2루에 도착해 있었다.

이후 3회와 4회엔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2⅔이닝 1안타 2탈삼진 무실점.

박명근은 위기에서의 등판이 부담되지 않았냐고 묻자 "고등학교 때도 그런 상황에서 많이 나가봐서…"라며 어렵지 않았다는 투로 말했다. 박명근은 사이드암 투수치고는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뿌리는데다 퀵모션이 직구를 던질 때 0.97초밖에 되지 않는 엄청나게 빠른 퀵모션을 가지고 있어 주자가 함부로 도루를 감행할 수 없게 하는 장점이 있다.

박명근의 퀵모션을 보면 거의 서있다가 던지는 느낌이 들 정도. 그러면서도 구속이 빠르게 나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박명근은 피렐라의 도루를 잡은 것에 대해 "박동원 선배님이 잘 잡아 주신 것"이라면서 빠른 퀵모션에 대해서도 "학교 때부터 연습을 했던 것"이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하기도 했다.

염 감독은 "박명근의 장점은 언제나 자기 공을 존 안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초반에 좋지 않더라도 빠르게 자신의 존을 찾아갈 수 있다"면서 "(기술위원장 시절에) 비디오로 봤을 때보다 더 좋은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구원 투수로서 훌륭한 데뷔전을 치른 박명근은 5선발 후보로서 다음엔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