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 보람이 있다. 프로야구 NC의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29·미국)가 뒤늦은 데뷔전에서 위력투를 선보이며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첫 승리를 신고했다.

와이드너는 30일 창원에서 열린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공 98개를 던져 안타 2개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하며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스트라이크 66개(스트라이크 비율 67.3%)를 꽂아 넣어 9삼진을 잡아냈다. 최고 시속 151㎞에 이르는 직구(50개)에 체인지업(28개)과 슬라이더(20개)를 적절히 섞어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1회와 5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와이드너는 양의지에게 4회 안타, 6회 2루타를 허용한 게 전부였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불펜진도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NC타선은 2회와 4회에 각각 1점과 4점 등 총 5점을 뽑아내며 두산을 5대0으로 제압하고 리그 4위로 올라섰다.

NC 다이노스 외국인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30일 경남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NC 제공)

올 시즌을 앞두고 NC에 합류한 와이드너는 시범경기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4월 중순까진 기본 훈련조차 소화하지 못할 정도였다. 1달가량 착실히 재활해 원래 지난 28일 복귀전을 가지려 했으나 비로 취소돼 이날 두 달 가까이 늦은 데뷔전을 치렀다. 와이드너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쳐 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었다”면서 “이제 몸상태에 이상은 없다. 늦게 합류한 만큼 팀 승리를 위해 더욱 헌신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시즌 화요일 최다 관중(2만330명)이 운집한 잠실에선 1위 LG가 3위 롯데를 3대1로 꺾고 ‘엘롯라시코’에서 먼저 웃었다. 전통 인기 구단인 두 팀 팬들은 스페인 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라이벌전인 ‘엘클라시코’에 빗대 양 팀 대결을 ‘엘롯라시코’라 부른다. 인파가 몰려 원정 응원석을 잡지 못한 일부 롯데 팬들이 홈 응원석을 찾아야 할 정도였다. SSG는 문학에서 삼성을 3대2로 따돌렸다. KIA는 광주에서 KT를 6대1로 눌렀다. KIA 이의리(21)는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4승(3패)째를 올렸다. 한화는 대전 홈 경기에서 키움을 7대1로 제쳤다. 한화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26)가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2승)가 되며 한화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창원=박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