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하는 쿠에바스
역투하는 쿠에바스

정규시즌 승률 100%를 달성한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33)가 ‘2023 KBO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에서 올해 첫 패배의 쓴맛을 봤다.

쿠에바스는 지난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PO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3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7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1회 안타, 2루타를 내주는 등 시작부터 고전하며 첫 실점을 떠안은 쿠에바스는 2회 NC 오영수에게 홈런을 얻어맞았다. 3회도 야수 실책과 적시타 허용이 겹치면서 실점이 불어났고 결국 4회를 넘기지 못했다.

쿠에바스는 1-6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며 팀을 곤경에 빠뜨렸다. 설상가상으로 배턴을 이어받은 구원 투수 엄상백이 급한 불을 끄지 못했고 3점을 추가로 헌납했다.

KT는 9회 말 배정대가 만루 홈런을 터트렸으나 벌어진 격차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5-9로 지며 1차전 기선제압에 실패했고 선발 쿠에바스가 패전을 당했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은 "초반 선발 싸움에서 주도권을 넘겨주면서 게임을 넘겨줬다"면서 쿠에바스의 투구에 대해 "1회에 힘이 너무 들어간 게 아쉽다. 너무 잘 던지려고 했다"고 진단했다.

쿠에바스는 KT가 자랑하는 에이스다. 2019년 처음 KT에서 뛰며 13승(10패)을 거뒀고 2020년 10승(8패), 2021년 9승(5패)을 수확했다. 특히 2021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서 에이스 임무를 완수하며 창단 첫 통합 우승에 공헌했다.

지난 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으로 KBO리그를 떠난 쿠에바스는 멕시코 리그에서 뛰다가 올해 초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 시티 다저스에서 활약했고, 지난 6월 보 슐서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KT에 복귀한 후 건재함을 과시했다.

쿠에바스는 18경기에 등판해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팀의 정규시즌 2위 확정에 큰 공을 세웠다. 18경기 이상 등판한 선발 투수 중 무패는 쿠에바스가 유일했다.

과거 포스트시즌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20년 PO 2경기에 출전해 8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3실점 호투를 펼쳤고, 2021년 KS 1차전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7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서 지는 법을 잊었던 '승률왕' 쿠에바스가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그동안 가을야구에서 보여줬던 강세도 동시에 사라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donotforge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