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3대4로 패배를 거둔 대한민국 마무리 정해영이 아쉬워하고 있다./뉴스1

한국이 일본과 승부치기 끝에 분패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이사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에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뼈아픈 3대4 역전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APBC는 한국·일본·대만·호주의 24세 이하(또는 프로 3년차 이하) 유망주들이 기량을 겨루는 대회다. 와일드 카드(29세 이하) 3명을 포함시킬 수 있다.

한국은 프로 선수끼리 맞붙은 국제대회 한·일전에서 8연패 했다. 그 시작점이 2017년 11월 1회 APBC대회였다. 한국은 당시 예선에서 7대8로 졌고, 결승에서 0대7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2019년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슈퍼라운드 8대10, 결승전 3대5)에서 두 번 내리 졌고, 2021년 도쿄올림픽 준결승(2대5패)에 이어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때에는 4대13 참패를 당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 예선과 결승에서 모두 1점차 패배를 당했다.

번트가 연장 승부치기의 희비를 갈랐다. 2-2로 9회 정규이닝을 마치고, 무사 1-2루에서 시작한 연장 승부치기에서 첫 타자 김도영(20·KIA)이 병살타를 때렸다. 초구 번트에 실패하고 두번째 바깥쪽 높은 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불리해진 볼 카운트에서 3구째를 가격했으나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2사 3루에서 윤동희(20·롯데)가 중전안타를 터뜨려 1점을 뽑았으나 노시환(22·한화)의 안타로 이어진 2사 1-3루에서 김휘집(21·키움)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반격에 나선 일본은 기본기와 팀배팅으로 손쉽게 동점을 만들었다.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뒤 한국이 고의 볼넷으로 만루작전을 펴자 5번타자 사키쿠라 쇼고(히로시마)가 중견수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보내 희생플라이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이날 가장 타격감이 좋은 만나미 쥬세이(니폰햄)를 다시 고의 볼넷으로 걸렀지만, 다음타자 가도와키 마고토(요미우리)가 정해영(22·KIA)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경기를 끝냈다.

한국은 전력이 한수아래라는 평가에도 경기 후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선취점도 한국의 몫이었다. 3회초 1사 1-2루에서 노시환이 일본 선발투수 이마이 다쓰야(세이부)의 초구를 공략해 좌중간을 갈랐다. 2루 주자 김혜성(24·키움) 뿐 아니라 1루주자 김도영까지 빠른 발로 홈을 밟아 2-0으로 앞서나갔다.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3회초 1사 1,2루 상황, 대한민국 노시환이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뉴스1

한국은 선발투수 곽빈(24·두산)이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제 역할을 다했다. 곽빈은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으나 담 증세 때문에 한 경기에 출전하지도 못했고, 그 때문에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했다. 하지만 이날 역투를 펼쳤다. 5회 2사 후 일본 4번타자 마키 슈고(요코하마)에게 던진 변화구가 밋밋하게 한복판에 들어가며 홈런을 맞아 내준 1점이 유일한 실점. 5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내줬으나 낙차 큰 변화구로 삼진 6개를 잡으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한국은 결국 경기 끝까지 이어진 불펜 싸움에서 힘이 모자랐다. 6회 등판한 최승용(22·두산)이 첫 타자인 만나미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얻어맞았고, 희생번트와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내주며 2-2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 10회 동점을 내줄 때와 거의 비슷한 패턴이었다. 한국은 곽빈과 최승용에 이어 등판한 최준용(22·롯데)과 최지민(20·KIA)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하지만 타선 역시 5회부터 투입된 일본 불펜 3명으로부터 9회까지 5이닝동안 안타 2개를 뽑는데 그쳤고, 결국 승부치기 끝에 분패했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젊은 한국 야구 대표선수들은 앞날이 기대될 정도로 많이 성장한 모습이었다. 특히 선발투수들이 제몫을 다했다. 16일 호주와의 첫 대결에서 선발등판한 문동주(20·한화)가 5와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것을 비롯해 이의리(21·KIA·일본전 6이닝 2실점)와 원태인(23·삼성·대만전 5이닝 1실점)이 선발투수로 제역할을 다했다. 불펜 투수들도 일본과의 결승전을 빼곤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공격에선 노시환이 결승전 5타수2안타 2타점 포함해 18타수 7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윤동희와 김휘집도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