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일본), 이선호 기자] "기회가 훨씬 많아질 것이다".

2023시즌 KIA 타이거즈의 히트 상품 가운데 한 명이 포수 한준수(24)였다. 말 그대로 갑툭튀 포수였다. 2018 1차 지명을 받았으나 별다른 활약도 없었다. 퓨처스 경기만 뛰다 쫓기듯 현역으로 입대했다. 2022년 12월에 전역을 했다. 당연히 2023시즌 전력구성에서 이름이 없었다.

KIA는 포수 기근에 시달렸다. 주전포수를 수혈하기 위해 박동원을 영입했다. 그러나 1년 만에 FA 자격을 얻어 LG 트윈스로 떠났다. 김민식도 SSG 랜더스로 트레이드로 보낸터라 다시 포수 공백이 생겼다. 주효상을 또 영입해 한승택과 개막을 맞이했으나 역부족이었다. 2군에 뛰던 신범수와 김선우가 1군에 올라와 분투를 펼쳤지만 한계는 역력했다.

그때 갑자기 등장한 포수가 한준수였다.  전역후 심기일전해 무려 20kg의 체중을 감량하고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신범수와 김선우가 1군에 올라가자 2군에서 꾸준히 주전포수로 마스크를 썼다. 실전감각이 부족했으나 경기를 출장할 수록 기량이 눈에 띠게 좋아졌다. 6월25일 드디어 1군 콜업 전화가 왔다.

"과연 제몫을 해낼까?"라는 의문부호와 1차지명 포수라는 기대감이 공존했다. 결과는 후자였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태군의 뒤를 받치는 제 2의 포수로 능력을 발휘했다. 듬직한 체구에 포구와 송구 모두 안정감이 넘쳤다. 차분하게 투수들을 리드하는 모습도 보였다. 점점 출전기회도 늘어났다.  방망이도 재능을 보였다. 타율 2할5푼6리 2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김종국 감독이 가장 기량이 많이 향상된 선수로 칭찬을 했다. 이제는 제 2의 포수가 아닌 주전포수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투수리드를 포함해 포수 능력을 더 키워야 하고 꾸준하게 활약을 펼쳐야하는 숙제가 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매일 강훈을 펼치고 있다. 진갑용 수석코치, 김상훈 배터리 코치와 인스트럭터 나카무라 다케시코치에게서 집중 훈련을 받고 있다.

김종국 감독은 "시즌 막판이 되면서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 배터리 코치와 진갑용 수석도 수비력이 좋다고 한다. 쫓기는 마음이 없이 여유가 있다. 공수에서 가장 안정감이 있다. 방망이도 좋고 수비까지 공수 밸런스가 잘 맞아떨어진다. 이대로만 간다면 내년 시즌 경기출장은 올해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다. 앞으로 좀 더 베테랑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역으로 군대를 갔다오면서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 포수는 주전이 되면 FA를 두 번까지 할 수 있다. 돈을 가장 많이 벌 수 있는 포지션이다. 그런것이 보이면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 것 같다. 자기 관리도 잘하고 있다. 방심하면 살이 찌고 부상위험이 있다. 계속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된다"며 주문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