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단 페라자

“페라자 여권 뺏으러 가실 분 구합니다!” “제이 데이비스 이후 최고로 인상적인 외인 타자.”

한화 팬들이 신이 났다. 개막전 패배 후 7연승으로 단독 1위. 한화가 개막 후 8경기에서 7승을 거두기는 1992시즌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그 돌풍 중심엔 베네수엘라 국적 타자 요나단 페라자(26)가 있다. 키 175cm로 외인치고는 작은 편이지만, 다부진 근육에서 나오는 힘과 유연성이 연일 맹타를 일궈낸다. 1일 현재 8경기 타율이 0.517(29타수 15안타)로 KT 천성호(0.539)에 이어 2위다. 출루율은 0.583로 1위, OPS(출루율+장타율)도 1.617로 1위다. 홈런 역시 4개로 최정(SSG), 로하스(KT)와 공동 1위다.

작년 11월 계약할 때 페라자는 계약금 20만달러, 연봉 60만달러, 옵션 20만달러 등 KBO(한국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계약 상한액 100만달러를 꽉 채웠다. 미 메이저리그 경력 없이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었는데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 국내 구단 관심을 받고 있었다. 지난해 홈런왕 노시환은 일찍이 페라자 성공을 예언했다. 타격 영상만 보고 “잘할 거 같다”고 확신했다고 한다. 스윙 속도가 빠른데 스윙이 짧게 나오면서 공을 맞힐 때 임팩트를 강하게 준다는 설명. “롯데 레이예스도 좋아 보이지만, 페라자한테는 안 된다”고 장담했다.

통상 KBO에 오는 외인 타자들은 초반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는데, 페라자는 변화구를 노려 친다. 지난달 23일 LG전에서 시즌 1-2호 연타석 홈런을 칠 때도 체인지업과 커브를 공략했다. “변화구에 쉽게 방망이가 따라 나가지 않고, 정타를 만드는 능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아직 초반이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한화 팬들 사이에선 “데이비스를 능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한화 역대 외국인 타자 중 최고로 꼽히는 제이 데이비스는 1999~2006년(2003년 제외) 통산 836경기에서 타율 0.313, 167홈런, 591타점을 기록한 전설이다. 1999년 한화 창단 후 첫 우승에도 기여했다.

이제 한화는 페라자를 중심으로 한 타자들 맹타와 선발투수들 활약 속에서 이번 주 10연승에 도전한다. 한화의 마지막 10연승은 1999년이니 25년 만이다. 상대는 롯데. 2일부터 홈 3연전을 펼친다. 3연전에서 1-2차전을 이긴다면 3차전은 10연승에 도전하는 기회인데 이때는 류현진 등판이 예정되어 있다. 류현진으로선 시즌 첫 승과 함께 KBO 통산 99승을 바라보고 있다. 한화에는 여러모로 관심이 쏠리는 한 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