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 허구연)와 함께 12일부터 서울 잠실야구장, 부산 사직야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등 3개 구장에서 '2024년 시각장애인 현장 관람객 대상 중계 음성 지원 서비스'를 재개한다.

지난해 여름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출신 김예지 의원의 노력으로 시각장애 프로야구 팬들을 위한 현장 실시간 중계 지원 시스템이 첫 가동됐다. 야구는 시각장애인들의 '최애' 스포츠 중 하나다. 그러나 라디오 중계가 모바일앱으로 대체되면서 시간 지연이라는 '장벽'이 생겼다. 관중의 함성이 쏟아진 15초 후에야 뒤늦게 상황을 인지하게 되면서 시각장애인은 실시간 응원에서 소외됐고, 직관을 제대로 즐길 수 없게 됐다. 김 의원은 2022년 고척돔에서 시각장애인들과 야구를 직관한 후 '장애인스포츠 관람권 3법' 입법에 나섰고, 지난해 5월 25일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장애인의 문화 향유, 정보 접근권 향상을 위한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가와 지자체가 스포츠산업 진흥을 위한 각종 시책 수립 시행시 장애인을 위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장애인 스포츠 관람권 보장을 위한 행정적, 재정적 특별지원도 명시했다. 지난해 8월 4일부터 잠실, 사직, 광주 3개구장에서 '시각장애인 현장 관람객 대상 음성지원 서비스'이 제공됐고 시각장애 프로야구 팬들이 환호했다. 그러나 새 시즌 시작와 함께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프로야구 실시간 중계 음성지원 서비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KBO 예산이 줄어들면서 새로 만들어진 이 서비스가 사라졌다. 단말기 대여를 위한 전용 유선번호도 '없는 번호'가 됐다. 야구장에서 직관의 짧은 행복을 즐겼던 시각장애 팬들이 크게 낙담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어항을 깨고' 재선한 김 의원이 가장 먼저 챙긴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문체부도 긴급 예산을 편성해 이번 KBO의 서비스 재개를 지원했다.

문체부는 12일 "2024년 시각장애인 현장 관람객 대상 중계 음성 지원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명백히 말하자면 시작이 아니라 '재개'다. 현장 점검에는 김예지 의원과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 허구연 KBO총재가 함께 한다. 비장애인에겐 전혀 체감되지 않지만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시각장애 당사자들에겐 실시간 중계는 야구를 즐기는 데 없어선 안될 필수 서비스다. 장애인과 관련한 모든 정책은 방문인원 등 단순 데이터나 효율성으로 판단돼선 안된다. 단 한 사람의 장애인이 야구장을 찾더라도 야구를 즐길 권리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하마터면 사라질 뻔한 실시간 중계 서비스가 돌아왔다. 장애인체육에 진심인 '스포츠 레전드' 장 차관이 직접 잠실야구장에서 시각장애인 야구팬들과 함께 중계 음성 지원 서비스를 체험하고 운영 현황을 함께 점검한다.

문체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차별 없는 관람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중계 음성 지원 서비스를 구축해 3개 구장(잠실, 사직, 광주)에서 운영했다. 시각장애인은 경기장에 비치된 전용 단말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텔레비전 중계 방송 음성을 청취하며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느끼고 야구 경기를 즐길 수 있다'면서 '올해는 더욱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KBO, 구단들과 함께 누리소통망, 경기장 등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홍보를 확대한다. 서비스 이용자는 전용 유선 번호(1666-0720)를 통해 사전에 예약하고 단말기를 좌석으로 배달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경기 당일 현장에서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미란 차관은 "이번 프로야구 중계 음성 지원 서비스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스포츠 접근성이 높아지길 바란다"면서 "문체부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포용적인 스포츠 관람문화를 조성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