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해 청룡기 주인공은 누가 될까. 156㎞ 우완 파이어볼러 정우주(18·3학년)를 앞세운 전주고와 거포 차승준(3학년)을 앞세운 마산용마고(옛 마산상고)가 16일 오후 2시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전주고와 마산용마고 모두 결승전 의미가 각별하다. 김원형, 박경완, 최형우, 박정권 등 프로 선수들을 다수 배출한 전주고는 이번이 첫 청룡기 결승 진출이다. 전국 대회 우승은 1985년 황금사자기가 마지막. 2022년 대통령배 준우승, 지난 4월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는 덕수고에 분패했다. 39년 만에 한을 풀 기회다.

유두열, 한문연을 비롯하여 공필성, 장원삼, 정훈 등이 거쳐간 마산용마고는 황금사자기(5회 준우승)를 비롯해 청룡기와도 유독 인연이 없었다. 1980년 선린상고에 0대5로 져 준우승한 이후 이번이 44년 만에 다시 맞는 청룡기 결승이다. 2018년과 2021년에는 4강에서 탈락했다.

그래픽=김현국

객관적 전력에서는 팀타율 0.291, 팀 평균자책점 1.58인 전주고가 공수에서 마산용마고(0.266 2.25)에 근소하게 앞선다는 분석이다. 전주고는 ‘믿을 맨’ 이호민이 투구 수 제한에 걸려 결승에 나설 수 없지만, 이번 대회 덕수고 투수 정현우, 김태형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우완 특급 에이스 정우주가 건재하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148~152㎞ 최고 156㎞ 강속구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하며 결승행을 도왔다. 3경기 2승. 12이닝 8피안타 12사사구 17탈삼진 2실점(1자책)이다.

2회전 충암고전과 8강 평택 청담고전에서도 정우주는 선발 이호민이 흔들릴 때마다 등판해 위기를 막아내며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8강에선 타석에서 우전 적시 결승타를 치는 ‘이도류’ 활약도 펼쳤다. 이호민이 없는 결승에서는 경기 초중반 구원투수로 등판해 경기 끝까지 최대 투구 수 105구를 꽉 채워 던질 가능성이 크다. 정우주는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라며 “결승에서 고교 최정상급 투수와 경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산용마고는 준결승에서 강호 광주일고를 제압한 1학년 좌완 에이스 이서율이 투구 수 제한으로 결승에 나서지 못하지만, 3학년 좌완 에이스 주태준(19)이 출격한다. 구속은 130㎞대지만 날카로운 제구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기교파다.

주태준은 장현석(20·LA 다저스)과 함께 용마고를 이끌 재목으로 꼽혔지만 2022년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1년 유급했다. 이번 대회 3경기에서 15와 3분의 1이닝 동안 2승 11피안타 17탈삼진 5실점 평균자책점 3.00. 1회전 강원고전과 16강 북일고전에서 선발로 역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주태준은 “(장)현석이 형이 (미국에서) 직접 연락해 에이스가 무너지면 안 되니 이를 악물고 던지라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마산용마고는 권희재-차승준-전태현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에 기대를 건다. 4번 차승준은 2학년인 작년 25경기 4할대 타율(0.422)에 7홈런으로 고교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7회 이만수홈런상을 받은 현 고교야구 최고 거포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대회는 타율 0.263으로 타격감이 조금 떨어져 있지만, 16강 북일고전에서 솔로 홈런을 터트린 데 이어 8강 장충고전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다.

포수 맞대결도 눈길을 끈다. 마산용마고 포수 권희재는 3번 타자로 이번 대회 18타수 8안타 타율 0.444로 타격왕, 최다 안타상 유력 후보다. 전주고 포수 이한림은 4번 타자로 17타수 5안타 타율 0.294에 고비마다 타점을 올리는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상원고 함수호(9점)에 이어 이한림과 권희재가 이번 대회 타점 공동 2위(7점)에 올라 있다.

마산용마고는 권희재, 차승준과 함께 5번 전태현(17타수 6안타 0.353)과 하위 타선에 제승하(15타수 6안타 타율 0.400) 등이 뒤를 받치고 있고, 전주고는 1번 박한결(타율 0.333)과 더불어 3번 엄준현(0.389)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결승에서 승리하는 우승팀에서 이번 대회 타격왕과 최다안타상 주인공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결승전은 스포츠 전문 채널 SPOTV에서 생중계한다. 비가 많이 오면 다음 날 같은 시각으로 연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