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SSG를 잡아주는 게 좋은 건지 모르겠어요.”

꼴찌에서 5강 싸움에 합류한 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지난 주말 시리즈에서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인천 경기 결과에 관심을 보였다. 5강 싸움의 유불리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최초에는 하위권에 있는 한화가 5위 SSG를 잡아주는 시나리오를 바랐지만, 따지고 보니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화에게도 쫓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수원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에 앞서 KT는 시즌 54승 57패 2무 6위에 자리했다. 5위 SSG와의 승차가 2경기였고, 7위 롯데 자이언츠에 2.5경기 차이로 쫓겼다. 당시만 해도 3.5경기 차이가 나는 9위 한화는 직접적인 순위 경쟁팀이 아니었다. KT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두산을 꺾은 뒤 한화가 SSG를 잡아 5위와의 승차를 좁히는 게 이상적인 시나리오였다.

그런데 주말 3연전을 통해 5강 싸움의 판도가 180도 뒤집혔다. 한화가 인천에서 SSG를 스윕한 데 이어 롯데가 사직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위닝시리즈를 거뒀고, 8위였던 NC 다이노스가 충격의 10연패를 당하면서 SSG, KT, 한화, 롯데 등 무려 4개의 팀이 시즌 막바지 5위에 도전하는 대혼전이 펼쳐진 것이다. 그 가운데 갈 길 바쁜 KT는 두산에 1승 2패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19일 오전 기준 5위 SSG와 8위 롯데의 승차는 불과 2.5경기다. SSG가 시즌 56승 1무 58패 5위에 위치한 가운데 KT가 1경기 뒤진 6위(55승 2무 59패), 한화가 2.5경기 뒤진 7위(52승 2무 59패), 롯데 50승 3무 57패 8위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한화가 롯데에 승률에서 1리 앞선 7위다.

시즌 종료까지 SSG는 29경기, KT는 28경기, 한화는 31경기, 롯데는 34경기를 앞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8위 롯데가 가장 많은 경기수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 5, 6, 7위의 승수 쌓기가 더딜 경우 시즌 막바지 롯데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도 있다.

5강 싸움에 휘말리게 된 4팀의 직접적인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인천에서 KT와 SSG, 27일부터 29일까지 사직에서 한화와 롯데의 운명의 3연전이 잡혀 있고, KBO가 지난 17일 발표한 정규시즌 잔여경기 재편성 일정에 따르면 31일 대전 KT-한화전, 9월 4일~5일 사직 KT-롯데전, 7일~8일 사직 SSG-롯데전, 10일 인천 한화-SSG전, 11일 롯데-SSG전, 13일~15일 사직 한화-롯데전 등이 빅매치로 꼽힌다.

추석 연휴 이후에 펼쳐지는 21일~22일 대전 롯데-한화전, 수원 SSG-KT전, 24일 수원 롯데-KT전, 28일 대전 SSG-한화전 또한 순위싸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화가 SSG를 이기는 게 좋은 건지 유불리를 판단했던 이강철 감독. 그런데 한화가 SSG를 스윕해버리면서 5강 싸움이 역대급 대혼전으로 바뀌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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