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프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온 농구 레전드 양동근 코치의 혼혈 조카 양제이(22)가 신인드래프트 미지명의 아픔을 겪었다.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 드래프트 참가선수 1197명 중 110명이 프로의 꿈을 이룬 가운데 양제이의 이름은 명단에 없었다. 1라운드 1순위 정현우(덕수고)부터 11라운드 110순위 성준서(경기항공고)까지 110명의 이름이 차례로 불렸는데 양제이의 이름은 끝내 호명되지 않았다.

양제이는 한국프로농구 레전드 출신 양동근 코치의 조카로, 지난달 19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긴 팔과 높은 타점을 이용해 묵직한 강속구를 내리 꽂았다. 투구폼, 제구력에서는 약점이 노출됐지만, 구위와 힘 하나만큼은 프로 현역 선수 못지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A구단 스카우트에 따르면 양제이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평균 142~143km가 측정됐다.

양제이는 지난 2002년 5월 2일 양동근 코치의 친누나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국에서 생화학을 전공하며 학업과 야구를 병행하던 도중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모님을 미국에 두고 홀로 한국에 왔다. 그리고 7월 독립야구단 화성시 코리요에 입단해 처음으로 체계적인 야구를 배우며 트라이아웃을 준비했다.

이중국적자인 양제이가 신인드래프트에서 KBO리그 구단의 지명을 받을 경우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그리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에 불과해 수년간 2군에서 선수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양제이는 “그런 부분은 괜찮다. 2군에서 많이 뛰면 야구를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군대, 2군 생활 모두) 인내할 각오가 돼 있다”라며 “2군에서 많이 뛰고 구속을 올려서 1군에서 뛰면 된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으나 KBO리그 10개 구단은 그를 끝내 지명하지 않았다.

미지명의 고배를 마신 건 양제이뿐만이 아니었다. 트라이아웃 당시 가장 묵직한 구위를 뽐냈던 경남고-동의대 출신 우완투수 이준우(23)도 프로 입성에 실패했다.

이준우는 경남고 3학년 시절이었던 2019년 개최된 2020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 미지명의 아픔을 겪었다. 이후 동의대로 진학해 3학년을 마치고 중퇴했고, 2023년 1월 독립야구단 성남맥파이스에 입단해 다시 프로의 꿈을 키웠다.

이준우는 초중고 동창인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과 함께 KBO리그에서 만나는 그날을 꿈꿨지만, KBO는 또 다시 그를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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