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한국야구위원회) 신인 드래프트 영광의 전체 1순위 지명의 주인공은 서울 야구명문 덕수고의 좌완 에이스 정현우(18)였다. 평균 구속 150km대를 기록하는 전주고 우완 에이스 정우주는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은 정현우(덕수고)가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023 시즌 10위인 키움은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의 주인공으로 정현우를 지명했다. 키움은 당초 정우주를 1순위로 고민했지만, 최근 좌완 투수의 희소성이 커진데다 184cm·87kg 탄탄한 체구에 최고 구속 152km, 안정적인 제구력과 변화구를 갖춘 정현우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데이터를 바탕으로선수들을 꾸준히 종합적으로 분석해왔고 6월 이후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정현우를 지목하게 됐다”고 밝혔다. 1순위 지목을 받은 정현우는 “전체 1순위로 지명돼 너무 영광이고 오랫동안 지켜봐주고 뽑아주신 키움 구단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순간을 위해 열심히 해왔는데 너무 행복하고 1순위 지명이 기쁘기도 하지만 팬들의 기대감도 크실 거 같아 책임감도 느껴지는 거 같다”며 “키움에서 높게 평가해주신 것에 걸맞게 프로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히어로즈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정현우는 올해 팀의 우완 에이스 김태형 등과 함께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이마트배 전국 대회 등에서 덕수고의 우승을 이끄는 등 맹활약했다. 키움은 정현우의 영입으로 향후 상무 전역하는 우완 안우진 등과 함께 막강 선발진을 구축해 리빌딩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1순위 지명 가능성에 대해 정현우는 “이미 언급이 많이 되었지만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 50대50이라고 생각했다”며 “제가 가장 자신있는 구종은 포크볼이고 프로 무대에서도 결정구로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롤 모델로는 LA다저스의 좌완 클레이턴 커쇼를 꼽으며 “프로 무대에서는 두산의 양의지 선배와 꼭 대결해보고 싶다”는 각오도 밝혔다.

11일 롯데호텔 월드 서울에서 열린 2025 KBO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전주고 정우주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올해 정현우와 함께 고고 투수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힌 전주고 정우주는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평균 직구 구속이 150km를 상회하는 정우주는 올해 전주고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전주고의 사상 첫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끄는 등 맹활약했다. 한화는 정우주를 지명하면서 다음 시즌 문동주-김서현-정우주로 이어지는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 투수 군단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손혁 한화 단장은 정우주를 전체 2순위로 지목한 것에 대해 “부드러운 투구 동작, 불펜이든 선발이든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일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특히 정우주의 속구는 배운다고 해서 가질 수 없는 공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우주는 2순위로 지명된 소감에 대해 “올해 전체 1순위 지명을 목표로 달려왔지만 이번 지명에 너무 만족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좋은 기량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 1라운드에 지명된 대구고 배찬승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전체 3순위로는 대구고 좌완 에이스 배찬승이 삼성에 지명됐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달아 호투한 배찬승에 대해 삼성은 대구 출신 로컬 보이인 점과 내년에 당장 불펜이나 선발로도 활약할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배찬승을 지명한 것에 대해 “올 시즌을 치르면서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좌완 불펜이 필요하다는 걸 느껴서 배찬승을 높게 평가했다. 동시에 이번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삼성을 더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배찬승은 자신의 롤 모델로 삼성의 투수 백정현을 꼽으며 “팀의 1순위로 뽑힌 만큼 좋은 실력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4강전 광주일고와 마산용마고 경기. 투구하고 있는 광주일고 김태현.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전체 4순위로는 올해 전국대회 등에서 맹활약한 광주제일고 좌완 에이스 김태현이 롯데에 팀 1순위로 지명됐다. 키 185cm·87kg 탄탄한 체구에 회전 수 높은 직구와 날카로운 스플리터를 가진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박준혁 단장은 김태현을 지명한 이유에 대해 “직구 무브먼트가 좋고 커브의 각도와 속도 변화, 디셉션 등 프로에서 충분히 활약 가능한 선수로 생각했다”며 “KBO리그에서 좌투수의 평가는 점점 더 올라가고 있어서 김태현이 뛰어난 활약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태현은 이날 U-23 대회 출전으로 인해 드래프트 행사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전체 5순위로는 덕수고 우완 에이스 투수 김태형이 KIA에 지명됐다. 186cm·91kg의 탄탄한 체구에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과 준수한 구속과 변화구 등을 갖춰 정우주, 정현우 등과 함께 올해 투수 유망주로 꾸준히 호평을 받았다. 심재학 KIA 단장은 김태형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김태형 선수의 뛰어난 신체 능력과 공 던지는 능력은 다 알려진 사실”이라며 “스카우터 팀이 만장일치로 추천했고 김태형이 롤 모델로 양현종을 꼽은 점도 눈을 끌었다”고 밝혔다. 김태형은 “제가 어릴 때부터 좋아한 KIA에 뽑혀 너무 기쁘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KIA를 응원하고 성장해와서 너무 좋다. KIA에서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태형은 롤 모델 양현종에 대해 “어떤 순간에도 긴장하지 않고 타자들을 압도하며 승부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전체 6순위로는 올해 고교 내야수 중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이 두산에 지명됐다. 올해 4할대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타격 능력에 준수한 수비 능력과 주루 능력 등을 두루 갖춘 만능 선수로 평가받는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박준순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오랜만에 내야수를 지명하게 됐다. 올해 최고의 내야수로 판단했고 앞으로 두산의 내야수로 한 축을 20년간 맡을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준순은 “목표가 야수 중 1순위로 뽑히는 게 목표였는데 이루게 되어서 기쁘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함께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떤 공이든 밀리지 않는 컨택이 스스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롤 모델로는 샌디에이고에서 활약하는 김하성 선수”라고 말했다.

NC의 1라운드 지명권을 가진 키움은 전체 7순위로 충훈고 우완 에이스 김서준을 지명했다. 190cm·86kg의 탄탄한 체구에서 나오는 높은 릴리스포인트와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는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김서준은 프로 무대에서 즉시 활약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서준은 지명 소감에 대해 “사고 안치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서준은 “키움이 우승할 때 주역이 되는 멤버가 되고 싶다”는 각오도 밝혔다.

전체 8순위로는 강릉고 포수 이율예가 SSG에 지명됐다. 이율예는 올해 포수 풍년으로 여겨진 고교 야구계에서도 완성형 포수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김재현 SSG 단장은 “이율예 포수는 생소한 선수들도 빠르게 파악해서 리드하는 능력, 스피드 야구를 저지할 수 있는 포수로 봤다”며 “청라돔 구장 시대에 맞춰 이율예를 주축 선수로 키워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율예는 “구단을 대표하는 포수가 되어서 은퇴할 때까지 SSG의 안방마님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수비적으로 다 자신감이 있고 공격에서도 파워, 컨택에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전체 9순위로는 서울고 우완 투수 김동현이 KT에 지명됐다. 193cm·97kg 압도적인 체구에서 내리꽂는 강력한 공이 장점으로 꼽힌다. 나도현 KT 단장은 “투수로서 이상적인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고 우리 스카우터 팀이 오랫동안 지켜봤고 최근 확신을 가졌다”며 “향후 우리 팀의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라운드 마지막 지명인 전체 10순위로 서울고 강속구 투수 김영우가 지난 시즌 우승팀 LG에 지명됐다. 올해 6월 열린 고교 주말리그에서 최고 구속 156km를 기록한 김영우에 대해 차명석 LG 단장은 “프로야구에서 성공할 확률이 아주 높은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영우는 “서울고에 이어 다시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되어서 너무 좋다”고 밝혔다. LG 측은 “김영우는 투구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간결한 팔 스윙으로 빠른 공과 낙폭이 큰 커브가 강점인 선수”라며 “투구시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 직구 각이 좋고, 공의 움직임이 좋은 선수라 팀의 1순위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드래프트는 전면 드래프트 방식으로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작년 시즌 구단 순위 역순으로 키움-한화-삼성-롯데-KIA-두산-NC-SSG-KT-LG 순서로 이뤄졌다. 이날 서울 덕수고는 1라운드에만 정현우(1순위), 김태형(5순위), 박준순(6순위) 3명이 지명돼 전면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난해 3명을 배출한 장충고(황준서, 육선엽, 김윤하)에 이어 두번째로 1라운드 지명 선수 3명을 배출한 고교가 됐다.

2라운드에서는 키움은 휘문고 내야수 염승원, 한화는 좌완 세광고 권민규, 삼성은 유신고 2루수 심재훈, 롯데는 배명고 우완 투수 박세현, KIA는 전주고 우완 투수 이호민, 두산은 서울고 투수 최민석이 지명됐다.

2라운드에서 이번 드래프트 첫 지명을 행사한 NC는 팀의 첫 지명 선수로 소래고 투수 김태훈을 꼽았다. 임선남 NC 단장은 “중학교 때는 유격수였으나 키가 크면서 고교부터 투수로 전향하면서 좋은 팔과 어깨를 가지고 있으며 KBO리그 기준으로도 최상위 공회전수를 가진 선수”라고 밝혔다.

SSG는 2라운드에서 성남고 투수 신지환, KT는 충암고 우완 투수 박건우를 지명했다. LG는 2라운드에서 경기상고 투수 겸 내야수 추세현을 지명했다.

선수 트레이드 대가로 다음 연도 드래프트 지명권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올해 키움은 김휘집을 트레이드하며 NC에게서 받은 1라운드, 3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했다. 더불어 올해 1월 이지영을 트레이드하며 SSG로부터 넘겨받은 SSG의 3라운드 지명권도 행사했다. LG는 진해수를 롯데에 보낸 대가로 받은 롯데의 5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로는 고교 졸업 예정자 840명을 비롯해 대학교 졸업 예정자 286명, 얼리 드래프트(대학교 재학생) 신청자 56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기타 선수 15명 등 1197명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