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앞두고 KIA 이범호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베테랑이든 초보든 한국시리즈 앞에서는 모두 똑같습니다.”

올해 프로야구 마지막 무대인 한국시리즈(KS ·7전4선승제)에서 정규시즌 1위 KIA와 2위 삼성이 실력을 겨룬다. KIA 이범호(43) 감독은 한국시리즈 첫 무대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이범호 감독은 “처음이든 여러 번 해본 베테랑이든, 한국시리즈는 누구에게나 큰 부담이다. 하지만 그 부담을 즐길 준비가 돼있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로도 많은 큰 경기를 해봤다. 물론 감독의 역할은 다르지만, 중요한 건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믿고 지켜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2017년 선수 시절 KIA의 마지막 통합 우승 멤버였고, 7년 만에 감독으로 돌아와 한국시리즈에서 지휘봉을 잡게 됐다.

KIA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팀 타율 1위(0.301)와 팀 평균자책점 1위(4.40)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범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완벽하게 준비가 됐다. 특히 1번과 2번 타자가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전체 공격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며 “1번에는 박찬호, 2번에는 소크라테스가 선다. 소크라테스가 5번 6번 보다 2번에 서는 게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훨씬 더 안정적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건창을 선발로 9번 타자에 기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우성이의 컨디션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반면 서건창은 경험이 많고, 큰 경기에 강하다”며 신뢰를 보였다.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앞두고 KIA 이범호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KIA의 1차전 선발은 제임스 네일. 그는 정규시즌 26경기에서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1위)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구를 보여줬다. 특히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복귀한 네일은 8월에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팀 우승에 크게 기여한 주역이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의 투구 수는 70~80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 이상 던질 수 있는지 보고 결정하겠다”며 “1차전에서 시리즈의 흐름이 결정될 수 있는 만큼, 필승조를 빠른 타이밍에 투입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1차전 승리의 중요성은 그 어떤 경기보다 크다. 1차전에서 이긴 팀이 40번 중 29번(72.5%)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기록도 무려 84.8%(32회 중 28회)나 된다. KIA는 11번 한국시리즈에 올라 단 한 번도 우승을 놓친 적 없다.

KIA는 정규 시즌에서 삼성을 상대로 12승 4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지만, 한국시리즈라는 단기전에서는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기에 한 번의 기회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범호 감독은 이번 시리즈의 관건을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점수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큰 경기일수록 한 번 놓친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선수들에게도 찬스가 왔을 때 반드시 점수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우천으로 인한 변수에 대한 질문에도 이범호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본 것처럼 비가 온다고 해서 어느 팀이 유리하거나 불리하지는 않다. 비가 온다고 해도 우리는 충분히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