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초 삼성 선두타자 김헌곤이 선제 솔로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며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기아 타이거즈 2024 한국시리즈 1차전은 삼성이 1-0으로 리드한 채 경기가 우천으로 서스펜디드(일시 정지) 게임이 선언됐다. 프로야구 43년 포스트시즌 사상 첫 우천 서스펜디드다. 1차전 남은 경기는 6회초 무사 1·2루 상태로 2차전 경기 전 오는 22일 오후 4시에 재개된다.

경기 시작 전부터 비가 내리면서 66분 지연된 끝에 시작됐다. 양 팀은 비 속에서도 치열한 투수전을 펼쳤고, 그 흐름은 6회초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삼성 김헌곤(36)의 한 방이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김헌곤의 홈런 이후 볼넷 2개를 얻으며 삼성에게 흐름이 넘어오고 있었지만 굵어진 빗방울에 잠시 소강 상태를 맞이했고, 결국 심판진이 서스펜디드를 선언했다.

1회초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첫 타자 김지찬에게 4구 연속 볼을 던져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부상 복귀 후 58일 만의 등판인 네일은 초반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듯 했다. 직후 김헌곤의 땅볼을 유격수 박찬호가 2루에서 처리해 1루수 서건창에게 송구했지만 병살을 완성하지 못해 1루수 실책으로 김헌곤이 1루에 남게 됐다.

이후 네일은 흔들리지 않고 디아즈를 시속 135㎞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안정을 찾아갔다. 강민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해 2사 2·3루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김영웅을 시속 137㎞ 스위퍼로 삼진 잡으며 실점을 막았다.

1회말 삼성의 선발 원태인도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KIA의 선두타자 박찬호는 번트로 출루를 노렸으나 원태인이 침착하게 공을 처리하며 1루로 송구해 아웃시켰다. 이어 소크라테스와 김도영도 차례로 범타 처리되며 첫 이닝을 무실점으로 끝냈다.

2회초 네일은 완벽한 이닝을 만들어냈다. 박병호, 윤정빈, 이재현을 차례로 범타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마무리했고, 투구 수는 단 9개였다. 네일은 점차 구위를 회복하며 3회 이후부터는 더욱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3회초 위기 상황에서도 김헌곤의 타구를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고, 4회에는 강민호와 김영웅, 박병호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호투를 이어갔다. 특히 네일의 스위퍼는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위력적이었다. 우타자에게 몸쪽으로 날아가다 횡으로 휘어지는 공은 헛스윙을 유도했고, 좌타자 상대로도 효과를 발휘했다.

원태인 역시 2회부터 5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2회말 선두타자 최형우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한 후 나성범을 137㎞ 슬라이더로 삼진 잡아내며 공격적으로 KIA 타선을 상대했다. 2사 후 김선빈에게 3루타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최원준의 좌익수 뜬공으로 위기를 넘겼다. 3회말에도 무사 1루 상황에서 박찬호를 삼진 처리하고, 소크라테스의 타구를 가볍게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다시 한 번 실점을 막았다.

다승 1위 원태인과 평균자책점 1위 네일, 양 팀 선발 투수들의 압도적인 피칭으로 5회까지 점수는 0-0으로 유지됐다. 네일은 5회까지 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전매특허 스위퍼로 삼성 타선을 철저히 묶었다. 삼성의 원태인 역시 5회말 KIA의 하위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하며 실점 없이 경기를 이어갔다. 양 팀 모두 타선이 침묵을 지키며 승부의 균형이 이어졌지만, 선발 투수들의 수비와 위기 대처 능력은 돋보였다.

경기의 흐름을 바꾼 건 6회초 김헌곤의 솔로 홈런이었다. 네일은 6회 선두타자 김헌곤을 상대로 5구째 시속 133㎞ 스위퍼를 던졌고, 김헌곤은 이 공을 정확히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110m짜리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삼성은 1-0으로 앞서 나갔다. 김헌곤은 지난 4월 KIA를 상대로 4-4로 팽팽히 맞선 9회 결정적인 역전 결승 적시타를 뽑아내며 8연패에 빠졌던 삼성을 구했는데,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그 가치를 다시 증명했다.

김헌곤의 홈런 이후 네일은 흔들리며 디아즈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KIA는 네일을 교체하고 장현식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장현식도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바로 이때 빗줄기가 굵어지며 삼성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우천으로 일시 중단됐다.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 초 쏟아진 비로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되고 있다. 양 팀은 22일 오후 4시 경기를 이어간다. /뉴시스

결국 경기는 쏟아진 비로 서스펜디드 선언이 됐고, 오는 22일 2차전 경기 전 오후 4에 6회초 현재 상황으로 재개한다. 오후 5시 30분 안에 재개된 1차전 경기가 종료되면 2차전은 오후 6시 30분 예정대로 경기를 진행하고, 오후 5시 30분 이후 경기가 종료될 경우 경기 종료 1시간 후 2차전을 개시한다.

다만 광주에는 23일 낮부터 비가 예보돼 있어, 우천 시 오는 23일 1차전 서스펜디드게임과 2차전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