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무사 1, 2루에서 우천으로 중단된 경기가 결국 서스펜디드 경기로 결정됐다. 경기는 22일 오후 4시에 재개된다. KIA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프로야구 43년 포스트시즌 사상 첫 우천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가 나왔다. 21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시작된 한국시리즈 1차전이 비 때문에 6회 삼성 공격 무사 1·2루 상황에서 중단됐다. 경기는 22일 오후 4시 그 상황에서 그대로 재개된다. 2차전은 서스펜디드 경기가 끝난 다음 최소 1시간 후 열린다. 광주 지역에는 22일 낮부터 비가 예보되어 있어 비로 또 경기가 어려우면 서스펜디드 경기와 2차전은 23일로 미뤄진다.

정규시즌 1위 KIA와 2위 삼성이 2024시즌 최종 왕좌를 놓고 맞붙은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엔 경기 전 비 때문에 방수포가 세 차례나 덮였다 걷혔다를 반복했다. 결국 1시간 6분 늦은 7시 36분에 시작됐다. 하지만 경기 열기가 더해지던 오후 9시가 넘어 빗줄기가 굵어져 1-0으로 앞선 6회 삼성 공격 때 다시 방수포가 덮였다. 비가 그칠 기미가 없자 오후 9시 24분 중단된 경기는 45분이 지난 10시 9분 결국 서스펜디드 경기로 마감했다.

프로야구 규정상 5회 이전 비로 경기를 치를 수 없는 경우엔 노게임이 선언된다. 하지만 5회를 마치면 공식 경기로 인정된다. 이 경우 두 팀이 균등한 공격 기회를 가졌다면 강우 콜드게임(심판선언으로 경기 종료), 그렇지 않다면 서스펜디드로 넘어가 승부를 계속 겨뤄야 한다. 삼성으로선 6회초 중단된 상황이 아쉽게 됐다. 프로야구에서 서스펜디드 경기는 정규시즌 11차례 있었다. 포스트시즌은 21일 1차전이 처음이다.

1차전은 5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KIA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은 주무기 스위퍼(좌우로 더욱 휘어지는 슬라이더)로 삼진 6개를 잡아내며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2.53)인 그는 지난 8월 24일 NC전에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을 맞아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전념하다 이날 58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5회까지는 예리한 변화구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으나 투구 수가 70개에 가까워지면서 구위가 흔들렸고, 결국 6회초 삼성 김헌곤에게 벼락같은 우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네일은 다음 타자 르윈 디아즈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물러났다. 이어 등판한 장현식도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줘 주자가 불어난 상태에서 비로 중단됐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5회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네일에게 뒤지지 않는 구위를 보였다. 2회 2사 3루, 3회 1사 2루, 4회 2사 1·2루 위기를 다양한 변화구로 헤쳐나갔다. 5회까지 투구 수도 66개에 불과할 만큼 맞혀 잡는 투구로 실전 감각이 무뎌진 KIA 타자를 상대로 우위에 섰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시즌 중에도 안 일어나는 일이고, 우리가 흐름을 가져오는 상황에서 끊겨 많이 아쉽다”고 했다. 박 감독은 “원태인은 어차피 투입하지 못한다. 불펜을 투입해서 1차전을 무조건 잡을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수들이 긴장하고 흥분해 있었는데 비로 중단돼 오히려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내일 원태인 대신 불펜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에겐 서스펜디드 경기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KIA는 2차전 선발로 양현종을 예고했고, 삼성은 황동재와 이승현(좌완) 중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에 나오지 않은 선수가 2차전 선발로 나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