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남 창녕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제77회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 겸 2022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매탄고를 3대0으로 꺾은 평택진위FC 선수들과 감독·코치진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평택진위FC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참가 팀 중 가장 많은 25골을 터뜨리면서 우승했다. /김동환 기자

평택진위FC(이하 진위) 선수들은 공격권을 가져오면 수비수·공격수 할 것 없이 전부 앞으로 달려나갔다. 수비수가 그라운드를 끝에서 끝까지 가로질러 직접 슈팅을 시도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보였다. 진위는 이렇게 뒤돌아보지 않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참가 팀 중 가장 많은 25골을 터뜨리면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진위가 25일 제77회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 겸 2022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대한축구협회·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공동 주최) 결승전(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에서 매탄고를 3대0으로 꺾고 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진위는 작년 대회 8강전에서 매탄고를 만나 3대3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는데, 이번 결승전에서는 설욕에 성공했다. 2016년 서울 보인고 이후 6년 만에 나온 비(非)프로 산하 유스팀 우승이기도 하다.

◇결승전에서도 공격 외길

진위는 전반 33분 첫 골을 넣었다. 3학년 수비수 이찬우가 센터 서클 인근에서 예상 밖의 직접 슈팅을 노렸고, 골대 앞에서 바닥에 한 번 튕긴 공이 매탄고 골키퍼의 허를 찌르며 골문 왼쪽으로 들어갔다. 진위는 1-0으로 앞선 데다 상대가 올 시즌 최강팀 중 하나인 매탄고였는데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공세를 펼치며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8분 진위 공격수 정재상(18)이 감각적으로 골문 앞에 낮게 띄워 준 공을 수비수 정강민(18)이 바로 골문 왼쪽으로 차 넣었고, 후반 10분엔 정재상이 큰 키(186㎝)를 활용해 헤딩으로 쐐기 골을 꽂아 넣으며 3-0으로 달아났다.

수비에서는 골키퍼 봉광현(18)이 빛났다. 매탄고 공격수들이 여러 차례 날린 위협적인 슈팅을 봉광현이 전부 쳐냈다. 특히 후반 29분 왼쪽 골대 구석을 노린 이성호(18·매탄고)의 헤딩 슛을 몸을 날리며 막아낼 때는 경기장 전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난관 끝에 얻어낸 우승

2020년 창단한 진위는 짧은 시간 안에 고교축구 강자로 떠올랐다. 속도감 있는 공수 전환으로 프로 유스팀들을 제치고 여러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3관왕에 오른 뒤, 올해 2022 금석배(6월), 제55회 대통령금배 (7월)에 이어 최고 권위를 지닌 고교선수권까지 우승하며 올해 3관왕으로 고교 최강자의 자리를 굳혔다.

이번 대회는 난관이 많았다. 조별 리그 2차전인 서울 경희고에 1대2 패배를 당한 탓에 2승1패, 조 2위로 32강에 올랐다. 16강에서는 오산고와 1-1로 비긴 끝에 승부차기를 거쳐서 올라왔다. 8강에서는 작년 우승팀 전주영생고를 상대로 4대1 완승했으나, 4강에서 장훈고를 상대로 또 승부차기 끝에 간신히 결승에 도달했다. 그 때문에 결승도 고전이 예상됐지만, 압도적인 경기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회 최우수선수는 대회 내내 진위의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낸 중앙 미드필더 정진우에게 돌아갔다. 고재효 진위 감독은 “우리가 가장 잘하는 공격 축구로 우승을 거둬 너무 기쁘다”며 “한 발씩 더 뛰어준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고 했다.

매탄고는 대회 3번째 우승컵 바로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결승전 전까지 대회 7경기에서 단 2골만 내줬지만, 이날 진위의 빠른 스피드를 막아내지 못해 3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왼쪽 날개 공격수 송희수(17)가 번뜩이는 모습을 보였을 뿐 원톱 공격수 이성호가 침묵했다.

/창녕=이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