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수원FC전에서 골을 터뜨린 제주 김주공(가운데). 왼쪽은 안현범, 오른쪽은 서진수다. /프로축구연맹

팀당 13경기를 치른 2023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는 울산 현대(승점34)가 독주하는 가운데 이를 쫓는 2위 경쟁이 뜨겁다. 나란히 승점 23을 기록한 FC서울(27골)과 제주 유나이티드(20골), 포항 스틸러스(19골)가 다득점 순으로 2~4위를 달린다. 최근엔 제주가 5연승을 달리며 상위권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5라운드까지 2무 3패에 그치면서 12위까지 처졌던 제주의 반전 드라마다. 제주는 지난 14일 수원FC와 벌인 K리그1 1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대0 대승을 거두며 연승을 이어갔다.

5연승의 가장 큰 비결은 단단한 수비다. 베테랑 김오규(34)와 정운(34), 임채민(33) 등이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13경기 중 6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골키퍼 김동준(29)은 상대 유효슈팅(골문으로 향한 슈팅) 68개 중 48개를 막아내며 리그 주전 수문장 가장 높은 선방률(70.6%)을 자랑한다. 제주는 K리그1 12팀 중 둘째로 적은 12실점을 기록 중이다.

공격진에선 고르게 득점이 터지고 있다. 공격수인 헤이스(30·브라질)와 서진수(23)가 각각 4골, 유리 조나탄이 3골을 터뜨렸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봉수(24)도 2골을 넣었다. 제주는 K리그1 12팀 중 유효슈팅 개수(67개)가 가장 많고, 슈팅 대비 유효슈팅 비율(0.44)이 둘째로 높은 팀이다.

잘나가는 팀을 논할 때 분위기를 빼놓을 수 없다. 구자철(34)의 건의로 올 시즌부터 제주는 주장단 6명을 새로 꾸렸다. 주장 최영준(32)을 필두로 구자철, 김오규, 정운, 안현범, 김동준 등으로 구성한 주장단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K리그 사령탑 11년 차인 남기일(49) 감독도 강성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수시로 주장단과 식사나 티타임을 하면서 선수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주장단이 돌아가면서 ‘라커룸 스피치’를 통해 팀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며 “시즌 초반 부상자가 속출하며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주장단이 잘 잡아줬다”고 말했다.

흥행에서도 순풍이 분다. 제주는 홈구장이 서귀포시(제주월드컵경기장)에 있어 제주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제주 공항에서 경기장까지 차로 1시간쯤 걸린다. 하지만 구단의 적극적인 후원 업체 유치와 유소년 클럽 제휴 등 지역 밀착 활동이 효과를 발휘하며 지난달 23일 전북과 홈경기에서 처음으로 1만명이 넘는 유료 관중(1만41명)이 입장했다. 올 시즌 평균 관중은 700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