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현대가(家) 더비’가 무승부로 끝났다. 전북 현대와 울산 HD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전반 전북 송민규(25)가 먼저 골을 터뜨렸으나 후반 울산 이명재(31)가 동점골로 반격했다.

그래픽=백형선

초반엔 전북이 울산을 압도했다. 전반 4분 이수빈의 전진 패스를 받은 이동준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크로스를 넘겼고, 골문 앞으로 침투한 송민규가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전반 22분엔 페널티 박스 안에서 경합하던 상황에서 울산 이명재가 전북 이동준 배를 걷어차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지난해 대전에서 17골을 터뜨리고 올 시즌 전북으로 둥지를 옮긴 공격수 티아고가 키커로 나섰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갔다. 울산은 전반 페널티킥을 내주며 역적이 될 뻔했던 이명재가 공신으로 둔갑했다. 후반 32분 전북 수비수 정태욱이 걷어낸 공이 자신에게 향하자 이를 잡아 김태환을 제친 뒤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것. 양 팀은 이후에도 공방을 주고받았으나 소득은 없었다. 21일과 26일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태국 2연전 임시 사령탑을 맡은 황선홍(56) 감독이 이날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점검했다.

두 팀 8강 2차전은 12일 오후 7시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다. 8강을 이겨 4강행 티켓을 거머쥐면 내년 클럽월드컵 진출권을 딸 수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가 클럽 월드컵을 확대 개편, 내년부터 4년 주기로 대회를 열면서 참가팀을 7개에서 32개로 늘렸는데 아시아엔 4장을 배정했다. 클럽월드컵은 출전 수당이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양 팀으로선 놓치기 어려운 기회다. 현재 아시아에선 2021년과 2022년 ACL 우승 팀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우라와 레즈(일본)가 자동 출전권을 땄고, 나머지 두 장은 2023-2024시즌 ACL 우승 팀과 최근 4년간 AFC 클럽 랭킹 합산 포인트 1위 팀에 돌아간다. 클럽 랭킹 포인트 1위는 알 힐랄.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터라 2위 전북과 3위 울산이 경합 중이다. 결국 둘 중 4강에 오르는 팀이 남은 한 장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뛴 알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과 가진 8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져 탈락 위기에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