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또 다시 격랑에 빠져들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2월 아시안컵이 끝나고 경질된 이후 새 대표팀 사령탑 선임 작업을 진두지휘했던 정해성(66)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8일 “정해성 위원장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고, 만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종 후보군 4명을 확정하고 29일부터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정 위원장은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뉴스1

새 대표팀 감독을 찾는 과정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정해성 위원장은 현실적인 문제로 지난 3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의 임시 지휘봉을 황선홍 감독에게 맡겼다. 이후 제시 마시 감독과 한국행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세부 조건을 조율했지만, 막판 연봉과 세금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협상이 결렬됐다. 마시는 현재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캐나다 지휘봉을 잡고 있다. 마시 영입에 실패하면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월드컵 2차 예선 5·6차전 싱가포르, 중국전도 임시 감독으로 치렀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를 치른 뒤 “내가 마지막 임시 감독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해성 위원장은 10차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까지 거쳐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했다. 축구계에선 정해성 위원장이 보고한 우선 협상 대상자를 놓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정 위원장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정 위원장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위원장의 사의 표명과는 별개로 새 감독을 뽑는 작업은 속도를 낼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임생 협회 기술이사가 대표팀 선임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