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마시(오른쪽) 캐나다 감독이 지난 6일(한국 시각) 코파 아메리카 4강 진출을 확정한 후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4일 미국 샬럿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 3·4위 결정전. 초청국으로 대회에 참가해 이날 막판까지 2-1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던 캐나다는 우루과이 베테랑 루이스 수아레스(37)에게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허용하고 승부차기에서 3대4로 무릎을 꿇었다. 부임 후 두 달 만에 팀을 메이저 대회 첫 4강이란 성과로 이끈 지휘자는 제시 마시(51·미국) 감독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 등을 지낸 마시는 한때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거론됐던 지도자.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정해성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과 만나 한국이 지난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아쉬운 플레이를 편집한 1시간짜리 영상을 토대로 이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3D로 구현해 제시했다고 힌다. 한국을 맡을 준비를 했다는 얘기다. 2001년 제주월드컵경기장 개장 경기에 미국 대표로 뛰었다는 이력도 소개했다. 리즈 감독 시절 연봉(약 60억원) 절반 수준만 받아도 된다고 했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면접 당시 분위기가 좋아 협회에서 1주일 넘게 연락하지 않자 마시가 진행 상황을 묻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 전력강화위원은 “마시는 현실적으로 최상의 카드였는데 결렬됐다는 말에 위원회 분위기가 축 처졌다”며 “국내 체류 기간이나 세금 등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융통성 있게 풀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마시는 한국에서 퇴짜를 맞은 뒤 바로 캐나다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재정난에 처해 있던 캐나다 축구협회는 MLS(메이저리그사커)에 참여하는 캐나다 3팀 구단주들에게 자금을 지원받고, 기업 후원까지 짜내 마시 급여를 마련했다. 한국에 요구한 수준과 비슷하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