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울 용산역 앞에서 열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퇴 촉구 집회. /뉴스1

정부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연일 차질을 빚은 대한축구협회를 직접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5일 “그동안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지켜봤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모였다”며 “축구협회의 운영과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부적절한 과정이 있었는지 자료를 제출받고 관련자에게 물어 문제가 있다면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결별한 뒤 5개월간 새 감독을 물색하다가 지난 7일 프로축구 울산 HD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수의 외국인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원했음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는 이유로 비판 여론에 시달렸다. 박주호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은 제대로 된 절차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과정을 폭로했고, 이천수와 박지성, 이동국 등 홍 감독과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축구계 인사들도 쓴소리를 했다.

비판이 잇따르자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조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가 축구협회 문제를 발견했을 때 취할 수 있는 적절한 조처로는 감사 등이 거론된다.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클린스만 선임 때부터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선정과 관련해 절차 상 문제가 있다는 제보가 다수 들어왔다”면서 “이번 기회에 축구협회 관련한 다른 문제들도 들여다 본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체부가 감사 등을 퉁해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하더라도 개선을 권고할 뿐, 현실적으로 이를 철회하도록 강제할 수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