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는 손준호. /연합뉴스

프로축구 수원FC가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손준호(32)와 계약을 해지했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13일 “논란이 계속되면 팬들이 축구 경기보다는 손준호의 상황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며 “손준호와 이야기를 나눈 뒤 상호 합의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부터 수원FC에서 뛴 손준호의 계약 기간은 12월까지였는데 일찍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손준호는 승부 조작으로 불법적 이익을 얻었다며 지난 10일 중국축구협회에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다. 중국축구협회는 11일 FIFA(국제축구연맹)에 이 내용을 통지했다.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내용을 검토한 뒤 이를 각 회원국에 통보하면 손준호는 전 세계 어떤 리그에서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없다.

손준호는 중국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작년 승부 조작 혐의로 체포돼 약 10개월 동안 구금됐다. 지난 3월 풀려난 그는 수원FC에 입단해 12경기를 뛰며 1골 1도움을 올렸다. 귀국 후 중국에서 받은 처벌 내용에 대해 함구하던 손준호는 중국축구협회가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리자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 공안 협박에 의해 거짓 자백을 했다”며 눈물을 흘렸지만, 오히려 논란이 증폭되는 결과를 낳았다. 승부 조작 혐의로 체포된 팀 동료 진징다오에게 20만위안(3700만원)을 받았던 사실을 인정한 손준호는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혀 여론은 급격히 싸늘해졌다.

손준호가 승부 조작 혐의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하면서 시민 세금에 의존해 운영하는 지자체 구단이 ‘혈세를 들여 승부 조작 논란이 있는 선수에게 급여를 줬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손준호는 수원FC와 약 5억원에 6개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