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배 대한축구협회 상근 부회장. / 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불출마 선언을 촉구하며 김정배 상근 부회장도 함께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 노조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연속된 인사 참사를 가져온 정몽규 회장은 즉각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 또한 ‘먹튀 준비’ 중인 김정배 부회장은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지난해 3월 28일 승부조작·비리 축구인 사면 파동 이후 위기 수습책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출신 김정배 부회장을 대한축구협회 실무 총책임자로 선임했다. 과거엔 축구인과 행정 전문가가 서로 견제와 균형을 맞췄지만 김정배 부회장이 최종 책임자가 되면서 축구인의 목소리를 원천적으로 배제했는데 이는 정 회장의 진단과 해법이 모두 틀린 잘못된 결정의 전형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강도 높은 문체부 감사를 2개월여 겪으면서 직원들은 협회 내 컨트롤 타워가 없다고 아우성쳤다. 문체부 출신 김정배 부회장의 제대로 된 대응을 기대했지만 놀랍게도 아무 역할이 없었다”면서 “감사 기간 내내 그는 본인에게 책임이 갈 만한 요소를 제거하는 데 주력하고, 논란을 키우는 데 크게 일조했다”고 김정배 부회장을 직격했다.

노조는 “협회 위기 상황에 중심을 잡고 적절히 대응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문체부 차관 출신이라는 ‘전관’을 이용, 본인만 책임을 피하려는 행태에 직원들은 실망했다. 협회를 향한 여론이 악화되자 본인은 떠날 사람이니 남은 직원들이 잘 대응하라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A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관련해서도 이임생 총괄이사가 기술적으로 주도했지만 세부 계약조건 등은 김정배 부회장이 총책임자였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한 직후 이임생 기술이사에게 협상 권한이 있다고 등을 떠민 것도, 정몽규 회장이 전력강화위원회를 다시 구성하자고 한 지시를 무시하고 문제없다고 밀어붙인 이도 김 부회장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긴급현안 질의 때도 김정배 부회장은 꼭꼭 숨었다. 오는 24일 예정된 문체위 국감 증인 명단에도 김정배 부회장의 이름은 빠졌다. 한때 문체부 식구였던 김정배 부회장에 대한 문체부의 전관예우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2억5000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면서 매번 책임을 회피하는 처사가 문화체육 최고위직 출신인 그가 할 행동인지 되묻고 싶다. 그러면서 정몽규 회장이 4선에 불출마할 경우를 대비, 공기업 내 고위직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도 자자하다”며 “위기인 이 상황에서 난국을 헤쳐 나가도 모자랄 판에 도망갈 궁리부터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축구 팬과 축구인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그런 김정배 부회장을 선임한 정몽규 회장은 4선에 출마하면 안 된다. 정몽규 회장의 인사 실패는 절대 가볍지 않다”며 “정몽규 회장 주위에는 더 이상 제대로 된 사람이 없다. 본인이 자초했고, 리더십 붕괴의 반증이다. 정몽규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 축구 정상화의 첫걸음”이라고 사태의 근본 원인이 정몽규 회장에 있음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