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윤이나

호주여자프로골프 투어 빅오픈(총상금 42만 호주달러) 2연패에 도전한 신지애(36)가 1타 차로 아쉽게 준우승했다.

신지애는 4일 호주 빅토리아주 13th 비치 골프 링크스 비치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를 1타 차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그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78타를 쳤다. 신지애가 18번홀(파5) 버디를 잡았다면 12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애슐리 라우(24·말레이시아)를 연장전에 끌고 갈 수 있었으나 파에 그쳤다. 신지애 18번홀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에 빠졌고, 3번 우드로 친 세 번째 샷은 홀에서 10m 떨어진 지점에 멈췄다. 이 10m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 나왔다.

미국 2부 투어에서 뛰는 라우가 이날만 6타 줄여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빅오픈은 남녀 대회가 같은 상금을 걸고 같은 코스에서 각각 열리는 호주의 대표적인 골프 이벤트. 이 대회 사상 첫 2연패를 노린 신지애는 “새 역사를 만들라고 스스로에게 계속 말하다 보니 압박감이 너무 컸던 것 같다”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웃고 있다”고 했다.

신지애 시즌 초반 성적이 주목받는 이유는 올여름 개최되는 파리 올림픽 때문이다. 파리 올림픽 골프 경기는 8월 7~10일 르 골프 나시오날 골프장에서 열리며, 여자 골프 출전 선수 60명은 6월 24일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국가별 최대 2명이 출전하는데, 세계 랭킹 상위 15위 안에 4명 이상 포함된 국가는 최대 4명까지 내보낼 수 있다. 신지애의 세계 랭킹은 현재 15위(랭킹 포인트 3.96점)로 6위 고진영(29·5.63점), 8위 김효주(29·5.04점)에 이어 한국 선수 중 셋째로 높다. 올림픽에 출전해본 적 없는 신지애에게 국가대표로서 파리 올림픽에 나설 기회가 가까이 온 셈이다.

전 세계 프로 대회 통산 64승에 빛나는 신지애는 30대 중반에 접어든 지난해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성적을 거두며 세계 랭킹을 끌어올렸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2승을 올렸고, 미L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 준우승, AIG 여자오픈 3위를 기록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2014년부터 뛰고 있는 JLPGA 투어뿐 아니라 미국 투어 등 여러 대회에 나서 세계 랭킹 포인트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오구(誤球) 플레이로 물의를 빚어 징계를 받았던 윤이나(21)는 1년 6개월여 만에 나선 대회를 공동 11위(2언더파)로 마쳤다. 1라운드 76타, 2라운드 73타, 3라운드 67타에 이어 이날 4라운드에선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71타를 쳤다. 1·2·4라운드에선 더블보기가 나왔고, 3라운드 18번홀(파5) 이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가 미국 소규모 투어를 제외하고 주요 투어 대회에 나선 건 2022년 7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호주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4위로 통과해 올 시즌 출전권을 따냈다. 2022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장타자로 크게 주목받은 윤이나는 대한골프협회와 KLPGA 투어 3년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으나 최근 징계가 1년 6개월로 줄었다. 4월부터는 KLPGA 투어 복귀도 가능해졌다. 윤이나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신지애와 호주 현지에서 함께 훈련하면서 경기 감각을 가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