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홀 연속 홀인원이 가능할까. 그 극한 행운의 주인공이 나왔다. 이 진기록이 작성된 무대는 29일(한국 시각)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 메이저 대회 가운데 하나인 US시니어 오픈 골프 대회 2라운드. 미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 컨트리클럽(파70)에서였다. 한국 최경주(54)와 양용은(52)도 출전한 대회다.

뉴욕에서 골프 강사를 하는 프랭크 벤셀 주니어(56)는 2라운드 4번 홀(파3·173야드)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그린 앞쪽에 떨어지고 나서 몇번 튕기고 홀로 굴러 들어가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캐디백을 멘 14세 아들 헤이건이 7번 아이언을 건넸지만, 짧을까 봐 6번을 선택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그리고 그 다음 홀. 이곳은 드물게 파3홀이 연속으로 이어진 골프장이라 5번 홀(파3·202야드)에서 벤셀 주니어는 다시 6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그런데 이 공도 그린에 떨어진 다음 홀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첫 번째 홀인원을 하고는 언더파를 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또 홀인원이 나왔다.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홀인원(Hole In One)은 ‘Hole Made In One Stroke’의 준말로 일반적으로 파3홀에서 티샷한 공이 바로 홀에 들어간 경우를 가리킨다. 확률은 아마추어는 1만2000분의 1, 프로 선수는 3500분의 1 정도로 알려졌다. 보통 18홀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할 수 있는 파3홀은 전·후반 2개씩 모두 4개가 있다. 공을 1만2000번 쳐야 홀인원이 한 번 나온다고 하면 3000라운드는 돌아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한 라운드 두 차례 홀인원은 1987년 댈러스 브룩 할로 골프장에서 열린 US 미드 아마추어 대회에서 도널드 블리스가 10번 홀과 8번 홀에서 기록한 게 처음이었다. 확률은 6700만분의 1로 추정됐다. 2홀 연속 홀인원은 계산된 자료가 없다. 워낙 확률이 희박한 데다 파3홀을 연속으로 배치한 골프장도 드물기 때문이다.

벤셀 주니어는 PGA투어에 1998년 6차례 출전한 기록이 있다. 최근 2021년 PGA 챔피언십에 나가기도 했다. 50세 이상이 출전하는 PGA투어 챔피언스에 지금까지 3번 출전했다. 하지만 이번 홀인원이 통산 13~14번째일 정도로 아이언 샷 정확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전무후무한 연속 홀인원을 기록했지만 그는 컷 탈락했다. 홀인원 이후 4연속 보기를 쏟아냈고, 후반에도 보기 3개를 추가해 2라운드 4오버파 74타를 적어냈다. 2라운드 합계 9오버파 149타. 컷 통과 기준은 2오버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