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24)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초로 2주 연속 연장전을 치러 우승했다.

박현경이 30일 강원 평창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손가락 3개는 올 시즌 3승을 뜻한다./KLPGT

박현경은 30일 강원 평창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6435야드)에서 열린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3라운드를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해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 줄였다. 이날 버디만 5개 잡아낸 최예림(25)과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 동타를 이뤘다. 박현경은 지난주 우승을 차지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 이어 이날도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5·526야드)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박현경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렸지만 나무에 맞고 러프로 들어왔다. 조금 전 3라운드 18번홀에서도 오른쪽으로 향한 티샷이 나무에 맞고 러프로 들어왔는데, 2번 연속 행운이 따른 것이다. 5.2m 버디 퍼트를 넣은 박현경은 파에 그친 최예림을 꺾고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을 받았다. 투어 통산 일곱 번째, 올 시즌 세 번째 우승이다. 이예원(21)과 나란히 시즌 최다승으로 올라섰고, 상금(8억8663만원)과 대상 랭킹 모두 1위를 지켰다.

박현경은 7승 중 4승을 연장 승부 끝에 따냈다. 이날까지 KLPGA 투어에서 연장전을 5번 치러 그중 4번 이겼다. 연장전 전략에 대해 “어차피 50대50 확률이라고 마음 편하게 먹고 이 순간을 즐기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현경은 2주 연속 우승에 대해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 못 했다.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고 했다. 2021년 5월 세 번째 우승 후 지난해 네 번째 우승을 올리기까지 2년 반 동안 준우승만 9번 했던 힘든 시기가 떠올랐다고 한다. “애를 쓰고 기를 쓰고 우승하려고 했을 때는 안 됐는데, 노력이 쌓여 빛을 보는 것 같다”며 “실수를 받아들이는 멘털이 한층 더 성장했다”고 말했다. “지난 동계 훈련 6주 동안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고 몸이 부서져라 드라이버를 많이 친 덕분에 샷 거리가 5m 정도 늘었다”며 “티샷이 멀리 가고 아이언을 한 클럽 덜 잡으니 그린에 올라갈 확률이 높아지고 찬스도 많아진다”고 했다. 박현경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지난해 238야드(투어 57위)에서 올해 241야드(38위)로, 그린 적중률은 68.84%(53위)에서 77.77%(4위)로 향상됐다. 투어 데뷔 7년차인 최예림은 이날 첫 우승에 도전했으나 통산 7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