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시상식. 한국 여서정이 동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최초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 여홍철이 딸 여서정의 동메달 획득 소회와 향후 전망을 밝혔다.

여홍철은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본인(여서정)도 기분 너무 좋다고 얘기하더라”며 “2차시기 때는 아빠도 많이 아쉬웠다 얘기하니까 본인도 그 얘기를 했다. 그런데 메달을 일단 딴 자체만으로도 너무 기쁘다더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최초 부녀 메달리스트’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매스컴을 통해 알았다”고 답했다.

여서정은 지난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도마 결선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여홍철이 1996년 애틀란타 대회에서 남자 도마로 은메달을 획득한 지 25년 만이다. 이로써 여 부녀는 대한민국 최초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여홍철은 여서정의 결선 경기 해설위원으로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홍철은 “서정이 경기 보기만 하면 마음을 표현하겠는데 (해설을 하니) 표현을 못 하고 해설은 해야되겠고”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2차시기 착지 때 구르진 않았지만 몇 번 움직여서 조마조마하면서 해설했었다”고 말했다.

또 “여서정 기술은 진짜 솔직히 착지에서 약간 움직임은 있었지만 완벽하게 했다”며 “(여서정과)통화할 때 왜 2차시기 때 착지가 그랬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도 설레는 마음에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더라. 2차시기 기술이 너무 잘 돼서 그런 부분(착지 때 움직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하더라”고 했다.

2018년 3월 20일 충북 진천선수촌 체조장에서 조선일보 인터뷰때 포즈를 취한 여홍철(아래)과 딸 여서정./김지호 기자

여홍철은 처음엔 딸의 체조를 반대했었다고 한다. 그는 “서정이가 체조를 하고 싶다고 할 때가 6살쯤 됐었다”며 “그냥 나이가 어리고 아빠 엄마가 체조 관계자라 체조장을 자주 가다보니까 그런 느낌이 들겠다는 생각으로 반대 했었다”고 했다.

이어 “2년이 지났는데도 체조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며 “서정이가 체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게 체조장을 가서가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어서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하면 그때 더 빨리 시작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왜냐하면 미국이나 유럽 선수들은 보통 5~6살 때 체조를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여서정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파리올림픽까지 가고 싶다고 도쿄올림픽 가기 전에 얘기했었다”며 “지금 신기술을 하나 더 연습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은 완성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를 잘 안한다”면서도 “그런데 만약 신기술이 완성된다면 주위에서도 파리올림픽이 더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