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테니스 현역 최고령 선수인 비너스 윌리엄스(43·미국·세계 533위)가 4년 만에 랭킹 20위권 선수에게 승리를 거두는 저력을 발휘했다.

비너스 윌리엄스가 15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신시내티오픈 1회전(64강)에서 포핸드 스트로크를 날리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윌리엄스는 15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신시내티오픈 1회전(64강)에서 1시간 57분 경기 끝에 조카뻘인 세계 16위 베로니카 쿠데르메토바(26·러시아)를 세트스코어 2대0(6-4 7-5)으로 따돌렸다. 윌리엄스는 1·2세트에서 초반에 1-4로 밀리는 열세를 극복하고 값진 승리를 따냈다.

윌리엄스가 ‘톱 20′에 드는 선수를 상대로 웃은 건 2019년 이 대회 32강전에서 당시 5위였던 키키 베르턴스(32·네덜란드·은퇴)를 2대1(6-3 3-6 7-6<7-4>)로 꺾은 뒤 무려 4년 만이다. 이 승리 이후 윌리엄스는 20위권 선수와 맞붙은 10경기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다.

비너스 윌리엄스가 15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신시내티오픈 1회전(64강)에서 백핸드 스트로크를 날리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1980년 6월 17일생인 윌리엄스는 투어 단식을 뛰는 선수 가운데 최고령이다. 맞붙는 상대들과는 대개 나이로 띠동갑 이상 차이가 난다. 1981년생인 남자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여동생 세리나는 지난해 테니스 코트를 떠났다.

동생 세리나와 함께 ‘자매’ 선수로 여자 테니스계를 주름잡았던 윌리엄스도 세월을 거스를 순 없었다. 한 번 당한 부상도 장기화되는 추세다. 그는 지난 1월 오클랜드에서 열린 ASB 클래식에서 입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6개월간 결장했고, 올해 나선 5개 대회에선 모두 1~2회전에서 짐을 쌌다.

그럼에도 혈기 대신 노련미로 승부를 보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윌리엄스는 경기 후 “오늘 경기를 치르면서 내 자신에게 ‘이 점수만 따자’ ‘경기에서 이길 필요는 없어도 한 점수만 따자’고 말했다”며 “작년보단 확실히 몸상태가 좋아진 게 느껴진다. (부상 등으로) 오랫동안 쉬었다. 계속 경기를 하며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 있기 위해 쏟아 부은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면서 “이게 테니스다”라고 기뻐했다.

윌리엄스의 다음 상대는 정친원(21·중국·24위)-알렉산드라 사스노비치(29·벨라루스·74위) 경기 승자다. 여기서 이기면 올해 처음으로 단식 대회 3회전에 안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