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 시상데에 오른 3명. 은메달 커제, 금메달 쉬하오훙, 동메달 신진서(왼쪽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남자개인전 첫 우승은 대만의 쉬하오훙(22) 9단에 돌아갔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신진서(23) 9단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 했던 결말이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역 세계 2관왕 신진서의 우승을 점쳤으나 빗나갔다. 28일 중국기원 항저우 분원서 벌어진 준결승서 쉬하오훙에게 무너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흑을 잡은 신진서는 초반 실패 후 맹 추격, 백중세까지 이끌었지만 반 집이 모자람을 확인 후 278수만에 돌을 거두었다.

남자 개인전 3-4위전을 펼치고 있는 한국 신진서(오른쪽)와 일본 이치리키 료.

을신진서는 이어 거행된 3·4위전서 일본 이치리키 료(26) 9단을 완파, 동메달을 획득했다. 일본 최고 타이틀 기성 보유자인 이치리키는 좌하 일대 백 대마가 전멸하자 135수만에 항서를 썼다. 신진서는 국후 “성원해주신 분들께 죄송하다. 아픔을 스스로 삭히고 남은 단체전서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쉬하오훙은 중국 커제(26)와의 결승서 예상을 뒤엎고 263수만에 흑 1집반 차로 승리했다. 역전을 거듭한 난타전이었다. 쉬하오훙은 27일 벌어진 8강전서도 한국 2위 박정환(30)을 반집 차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었다.

대만 바둑이 세계 정상권 위치에 오른 것은 2007년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이후 16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다. 당시 저우쥔신이 중국 후야오위를 2대1로 물리쳤었다. 아시안게임에선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대만 여자팀이 단체전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남자 개인 결승전 광경. 대만 쉬하오훙(오른쪽)이 중국 커제를 따돌리고 깜짝 우승했다.

쉬하오훙은 12세 때인 2013년 입단, 현재 6개 타이틀을 지배하며 대만 최고수로 군림 중이다. 총 우승 회수가 28회에 이른다. 지난 봄에 끝난 한국바둑리그에 대만 용병 팀 주장으로 출전, 최고 성적(8승 7패)을 거둔 바 있다.

이번 대회는 이날로 개인전을 마치고 29일부터 남녀 단체전에 돌입한다. 한 팀 5명씩 출전하는 남자는 9개국이 6라운드, 3명씩 겨루는 여자는 8개국이 5라운드의 예선리그를 치러 결선 토너먼트에 오를 4강을 가린다. 단체전에 출전할 변상일, 최정 등 한국 기사들은 27일 현지에 도착해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