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머홈스가 수퍼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수퍼볼 정상에 오르며 왕조를 구축했다.

치프스는 12일(한국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58회 수퍼볼에서 연장 접전 끝에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나이너스)를 25대22로 꺾고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수퍼볼 2년 연속 우승은 2004~2005년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이후 19년 만이다.

최근 5년간 4번 수퍼볼 무대에 오른 치프스는 그 중 세 번을 우승하며 새로운 왕조를 건설했다. 치프스의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는 생애 세 번째 수퍼볼 MVP에 올랐다. 톰 브래디(5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며, 나이너스의 레전드 쿼터백 조 몬태나(3회)와 타이를 이뤘다.

치프스의 스타 타이트엔드 트래비스 켈시의 연인인 ‘팝의 여제’ 테일러 스위프트도 경기장을 찾아 우승을 만끽했다. 스위프트는 남자친구의 경기를 보기 위해 전날 일본 공연을 마치자마자 전용기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수퍼볼 현장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응원하는 테일러 스위프트. / USA투데이 연합뉴스

두 팀은 초반 팽팽한 수비전을 펼쳤다. 양 팀 수비진이 분전한 가운데 양 팀은 점수를 내지 못하고 1쿼터를 0-0으로 끝냈다. 나이너스가 2쿼터 시작하자마자 제이크 무디의 필드골로 3-0으로 앞섰다. 55야드로 수퍼볼 역대 최장거리 필드골.

반격에 나선 치프스는 머홈스가 53야드 장거리 패스를 성공하며 터치다운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러닝백 아이시아 파체코가 펌블을 하면서 공격권이 넘어갔다. 트래비스 켈시가 자신에게 공이 오지 않는다며 앤디 리드 감독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나이너스는 전반 종료 4분 23초를 남기고 절묘한 공격플레이로 터치다운을 뽑아냈다. 쿼터백 퍼디가 비스듬하게 뒤로 던진 공을 와이드리시버 제닝스가 잡았고, 제닝스가 다시 앞으로 던졌다. 이를 잡은 매카프리가 그대로 달리며 터치다운을 찍었다. 미식축구에선 하나의 플레이에 전진 패스는 한 번 밖에 허용되지 않지만 후방 패스는 제한 없이 할 수 있다.

머홈스의 치프스는 2쿼터 막판 엔드존 근처까지 몰아붙였지만, 터치다운을 기록하진 못했다. 해리슨 버트커가 필드골을 넣어 10-3으로 따라붙으며 전반을 마쳤다.

나이너스의 수비에 고전하던 치프스는 3쿼터 종료 4분1초를 남기고 버트커가 57야드 필드골을 성공하며 10-6으로 힘겹게 추격했다. 버트커의 필드골은 1쿼터 무디의 기록을 깬 역대 수퍼볼 최장거리 기록이 됐다.

후반에도 양 팀 수비가 빛을 발하며 펀트를 주고받는 공방전이 펼쳐졌다. 3쿼터 2분32초를 남기고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펀트를 받던 맥클라우드가 동료를 맞고 나온 공을 잡으려다 놓쳤고, 이를 치프스가 잡으며 공격권을 가져왔다. 머홈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커스 발데스 스캔틀링에게 16야드 패스를 연결하며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치프스는 단숨에 13-10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를 보던 스위프트도 펄쩍 뛰며 기뻐했다.

나이너스는 4쿼터 들어 매섭게 반격했다. 제닝스가 퍼디의 10야드 패스를 받아내며 역전 터치다운을 성공했다. 나이너스는 6점을 얻었지만, 1점짜리 보너스 킥이 상대에게 막히며 점수는 16-13. 치프스가 경기 종료 5분 46초를 남기고 버트커가 필드골을 성공하며 경기는 16-16 동점이 됐다.

수퍼볼에서 패스를 던지는 패트릭 머홈스. / 로이터 연합뉴스

나이너스는 후반 종료 1분53초를 남기고 무디가 53야드 필드골을 또 성공하며 다시 19-16으로 앞서갔다.

이제는 머홈스의 차례. 머홈스의 지휘 아래 차근차근 전진한 치프스는 경기 종료 9초를 남기고 켈시가 머홈스의 패스를 받아내며 엔드존 앞까지 전진했고, 버트커가 3초를 남기고 동점 필드골을 성공하며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갔다.

연장에서 먼저 공격한 나이너스는 무디가 필드골을 성공하며 22-19로 앞섰다. 연장 규정상 치프스가 다음 공격 기회에서 터치다운으로 경기를 끝내거나 최소한 필드골로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하는 상황.

치프스는 머홈스가 연장 종료 3초를 남기고 터치다운 패스를 연결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머홈스의 3야드 패스를 하드먼이 잡아내며 길었던 승부가 마무리됐다.

수퍼볼에서 패스를 던지는 브록 퍼디. /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