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21·강원도청)가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금빛 역영’으로 정상에 올랐다.
황선우는 14일(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카타르 도하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경영(競泳) 남자 자유형 200ｍ 결선에서 1분44초75라는 기록으로 가장 빨리 터치 패드를 찍었다. 이날 기록은 황선우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며 자신이 수립한 한국 신기록(1분44초40)엔 미치지 못했다.
준결선에서 16명 중 전체 2위(1분45초15)로 결선(8명)에 올라 5번 레인을 배정 받은 황선우는 0.62초의 반응 속도로 물에 뛰어들어 첫 50m 지점부터 1위(24초24)로 치고 나갔다. 150m 지점에서 턴 할 땐 잠시 선두를 빼앗겼지만 그는 폭발적인 스퍼트로 물살을 갈라 1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2위는 다나스 랍시스(29·리투아니아·1분45초05)였고, 루크 홉슨(21·미국·1분45초26)이 동메달을 챙겼다.
이번 도하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엔 최정상급 선수들이 오는 7월 열리는 파리 올림픽을 위한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출전을 포기하거나 출전 종목을 줄였다. 실제로 이 종목 2022년 우승자이자 세계 주니어 기록(1분42초97)을 보유한 다비드 포포비치(20·루마니아)는 이번 대회를 건너뛰었고, 지난해 대회 1위였던 매슈 리처즈(22·1분44초30)와 2위였던 톰 딘(24·1분44초32·이상 영국)은 다른 종목에 나섰다.
경쟁자들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대회는 황선우가 주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적기’로 여겨졌고, 그는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다.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은메달(1분44초47), 작년 후쿠오카 대회 같은 종목에서 동메달(1분44초42)을 수확한 그는 이번엔 금메달을 수집하는 쾌거를 맛봤다.
아울러 황선우는 한국 수영 사상 첫 3연속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남겼다. 원래 롱코스(50m) 세계수영선수권은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그러나 2020년에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며 각종 대회들이 거듭 연기되는 바람에 그동안 치르지 못했던 세계선수권을 몰아서 소화하느라 3년 연속 열리게 됐다.
황선우에 앞서 김우민(23·강원도청)이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400ｍ에서 우승하면서 한국 수영은 처음으로 단일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2개 이상 따는 새로운 역사도 쓰게 됐다. 둘은 대회 직전 약 4주간 호주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기도 했다.
황선우와 김우민은 함께 호주에서 담금질에 나섰던 이호준(23·제주시청) 및 이유연(24·고양시청) 등과 힘을 합쳐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남자 계영 800m에서도 ‘금빛 역영’을 꿈꾼다. 계영 800m는 한 팀에서 네 명의 선수가 자유형으로 200ｍ씩 이어서 헤엄친 시간을 합산해 최종 순위를 가리는 단체전 종목이다. 계영 800m 결선은 한국 시각으로 17일 오전 2시33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