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을 딴 한국 임시현,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이 시상대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28
2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을 딴 한국 임시현,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이 시상대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28

“안산은 왜 안 없나요?”

2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 한국과 대만의 8강전. 전훈영이 화살을 쏘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28
2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 한국과 대만의 8강전. 전훈영이 화살을 쏘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28

가슴 졸이는 한 발, 한 발이었다. 천당과 지옥, 그 끝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한국 여자 태극궁사들이 전무후무한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했다.

2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을 딴 한국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이 양창훈 감독과 함께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28
2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을 딴 한국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이 양창훈 감독과 함께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28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으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은 29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슛오프 끝에 중국에 5대4(56-53 55-54 51-54 53-55 29-27)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 금메달 이후 이번 대회까지 10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안산. 스포츠조선 DB
안산. 스포츠조선 DB

한국은 1번 시드를 확보하며 8강에 직행했다. 하지만 힘겨운 여정이었다. 첫 상대 대만부터 네덜란드, 그리고 중국까지 쉬운 상대는 없었다.

2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을 딴 한국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이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28

그러면서 안산(광주은행)의 이름이 등장했다. '안산이 왜 없느냐'는 물음이 쏟아졌다. 그도 그럴것이 안산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사상 최초로 3관왕을 달성했다.

2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을 딴 한국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이 환호하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28

안산이 없는 이유는 하나다. '한국 양궁대표팀에 선발되는 게 올림픽 메달 따는 것보다 힘들다'는 불문율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안산은 2024년도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2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을 딴 한국 임시현,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이 양창훈 감독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28

'간판' 임시현은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등극했지만 올림픽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수현 전훈영도 마찬가지다. 이변은 없었다.

안산의 빈자리는 '맏언니'이자 '씬스틸러' 전훈영이 메웠다. 1994년생인 그는 올해 30세다. 세 명 중 가장 나이가 많다. 2023년부터 빛을 봤다. 2년 연속 대표팀에 선발됐다.

양창훈 대표팀 감독은 단체전 1번 주자로 전훈영을 낙점했다. 하지만 대만과의 8강전에선 불안했다. 8점으로 시작한 그는 연속 5발을 모두 8-8-7-8-8점을 쐈다. 9점 이상이 없었다. 8발 모두 9점 이상을 쏜 에이스 임시현의 '하드캐리'가 있었다.

네덜란드와의 4강전부터 달라졌다. '감'을 잡은 정훈영은 4차례 10점을 쏘면서 선전을 거듭했다. 결승은 더 강렬했다. 무려 5차례 10점. 전훈영의 '하드캐리'가 없었다면 중국과의 혈투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또 다시 슛오프.

역시 첫 주자로 나서면서 완벽하게 기선을 제압하는 10점을 명중시켰다. 전훈영의 기세에 눌린 중국 첫 주자 리지아만은 8점에 그쳤다. 사실상 여기에서 승패가 결정됐다. 시작은 불안했지만, 끝은 완벽했다.

전훈영은 금메달을 목에 건 후 "그동안 힘들었던 게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는데 너무 행복하다"고 웃었다. 이어 "솔직히 8강 경기 내용이 다 그냥 기억이 나지 않는다. 8강에서는 좀 조준기가 안 맞아서 좀 계속 맞췄던 것 같다. 4강부터 괜찮지 않았나요?"라고 한 뒤 "자신감은 8강부터 있었는데 잘 안 맞더라. 조준이 안 맞아서 그래서 조준기 이제 맞췄으니까 이제 하던 대로 하자 하고 그냥 늘 똑같은 마음으로 했던 것 같았다"고 웃었다.

전훈영은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팬들의 우려도 있었다. 전훈영은 "나라도 그 우려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진짜 못 보던 선수이기 때문에. 그런데 그 짧지 않은 선발전이나 평가전을 다 제가 뚫고 들어온 거기 때문에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다. 어떻해요 뽑혔는데, 걱정과 우려가 있지만 나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했던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그리고 "10연패라는 게 너무 부담이 많이 됐다. 첫 메인 대회 출전이다 보니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10연패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그만큼 더 준비하고 훈련 했는데 그게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전훈영은 이번 대회서 보여준 활약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예쁜 얼굴도 한 몫을 했다. 본인은 정작 손사레를 쳤다. 전훈영은 "거울보고 예쁘다고 생각한 적 없다. 하지만 가끔. 막 그런거는 아니다. 예쁘다가 아니라 괜찮다"고 웃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단체전 10연패를 가장 큰 목표로 생각하고 왔다. 그 목표를 이뤄서 개인전에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것 같다"고 웃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