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에서 작심 발언을 한 뒤 침묵을 지키던 안세영(22)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은 지난 5일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직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상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한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실망했다며 대표팀과 결별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안세영은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꾸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며 “특히 부상은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강도가 달라 이에 맞게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길 원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그는 “‘너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그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말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배드민턴협회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자리를 가지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지금부터는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열쇠)를 쥐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동했으면 한다. 협회 운영이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 선에서 되길 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배드민턴협회가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회관에서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진상조사위 구성과 관련해 협회가 절차를 위반했다고 제동을 걸었다. 문체부는 “지난 7일 회장이 귀국했을 때 즉시 이사회를 소집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아무 조처를 하지 않다가 15일에야 조사위 구성을 발표했다. 협회가 수많은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회장 단독으로 조사위 구성을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쳐 조사위를 다시 꾸릴 것을 협회에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