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의 축제 2024 파리 패럴림픽이 28일(현지 시각) 막을 올린다. 다음 달 8일까지 12일간 열전을 펼친다.

한국 시각으로 29일 오전 3시에 시작하는 파리 패럴림픽 개회식은 지난달 센강에서 치러진 파리 올림픽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야외에서 열린다. 개선문과 콩코르드 광장을 잇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프랑스 파리는 1924년 이후 100년 만인 올해 올림픽을 다시 개최했지만, 패럴림픽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계 패럴림픽은 1960년부터 4년마다 열려 왔다.

이번 대회에선 182국 4000여 명 선수단이 22종목 549개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한국은 골볼, 배드민턴, 사이클, 수영, 육상, 휠체어펜싱, 휠체어테니스 등 17종목 선수 83명(남 46, 여 37)을 포함한 선수단 177명을 파견했다. 북한은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밝힌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목표는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20위권 달성이다. 한국은 2012 런던 패럴림픽 12위에 올랐으나 2016 리우에서 20위, 3년 전 도쿄에선 41위(금 2·은 10·동 12)에 그쳤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파리 외곽 크레테유 지역에 선수들 현지 적응과 컨디션 조절을 위한 사전캠프를 최초로 운영하고, 선수단에 한식을 제공할 급식 지원단도 꾸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보치아(Boccia) 대표팀은 10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보치아는 중증 장애인을 위한 스포츠로, 한 팀은 적색구, 다른 팀은 청색구를 던져 흰색 표적구에 더 가까이 붙인 공을 점수로 계산해 승패를 가린다. 보치아는 1988년 서울부터 2021년 도쿄까지 대회마다 금메달을 1개 이상씩 따내 한국 패럴림픽 효자 종목이 됐다. 이번 대회에선 장애 등급별 남녀 개인, 페어, 단체 경기에 한국 선수들이 출전한다.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보치아 대표팀이 27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훈련하는 모습. /대한체육회

임광택 보치아 대표팀 감독은 “한국 여자 양궁의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를 TV로 지켜보면서 선수들과 ‘우리도 해내자’는 다짐을 했다”며 “우리가 잘해야 중증 장애인 후배들이 새로운 꿈을 꾸고 훈련할 거라는 얘기도 나눴다”고 했다. 패럴림픽에 5번째 나서는 세계 랭킹 1위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은 “출전하는 2종목 모두 금메달을 따내고, 한국의 10연속 금메달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했다.

선수 17명이 출전하는 한국 탁구 대표팀은 도쿄 패럴림픽(금 1·은 6·동 6)을 넘어서는 성적을 기대한다. 지난해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 경기대회 2관왕에 오른 주영대(51·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 3관왕을 차지한 서수연(38·광주광역시청) 등이 나선다. 한국 사격 대표팀도 지난 4월 창원 장애인 사격 월드컵에서 금메달 10개로 종합우승을 이룬 기세를 이어간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한국 선수 중 절반 가까이는 패럴림픽 무대가 처음이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016 리우 패럴림픽 이후 유망주 육성에 집중해왔다. 20대 젊은 선수들이 파리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