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자 프로 농구에 이런 ‘헤쳐 모여’는 없었다. 27일 개막하는 2024-2025시즌엔 FA(자유 계약 선수) 시장과 트레이드 등을 통해 새 둥지를 튼 16명이 팬들에게 인사한다.

지난 시즌 챔피언인 아산 우리은행은 김단비를 제외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떠났다. 우리은행에서 챔피언전 우승 8번, 챔피언전 MVP(최우수선수) 3회를 일궜던 박혜진은 BNK로 옮겨갔다. 박지현은 뉴질랜드 리그 토코마나와 퀸스에 입단했다. 최이샘(신한은행)과 나윤정(KB)도 다른 팀으로 갔다. 우리은행은 심성영(가드)·한엄지(포워드) 등을 영입했고, 신설된 아시아 쿼터 제도로 일본 선수들을 보강했다. 위성우 감독은 21일 “이적생이 너무 많아 제가 다른 팀에 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부산 BNK는 센터로 뛰었던 진안이 하나은행으로 갔지만, 리그 정상급인 가드 박혜진과 포워드 김소니아를 잡아 전력을 끌어올렸다. 아시아 쿼터인 이이지마 사키(가드)는 박신자컵에서 뛰어난 수비력을 선보여 기대를 모았다. 인천 신한은행은 김소니아를 잃은 대신 하나은행에서 뛰었던 신지현과 삼성생명 출신 신이슬(이상 가드)을 데려왔다. 또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재일 교포 홍유순(19·179㎝)을, 아시아 쿼터 1순위 지명권으로 일본 국가대표 경력을 가진 다니무라 리카(185㎝)를 뽑았다. 신지현은 “새로운 팀에서 운동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청주 KB는 골밑의 절대 강자였던 박지수(196㎝)가 갈라타사라이 SK(튀르키예)로 떠나며 생긴 빈자리를 이겨내는 것이 과제다.

용인 삼성생명은 사령탑이 새 얼굴로 바뀌었다. 신임 하상윤 감독은 “우리 팀이 온순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깡다구’를 선수들에게 많이 주입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WKBL(여자농구연맹) 6팀 선수 103명 전원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우승 후보 1순위(25표)로 꼽혔다. BNK가 선수들이 선정한 우승 후보 2위(23표)였다. 기자단(46명)은 BNK를 우승 1순위(20표), 우리은행을 2순위(14표)로 지목했다.

27일 하나은행과 KB의 대결로 막을 올리는 2024-2025시즌 정규 리그는 내년 2월까지 팀당 30경기(6라운드)로 치러진다. ‘파울 챌린지’는 확대된다. 지난 시즌까지 각 팀이 4쿼터에 1번, 연장전마다 1번씩 판정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었다. 하나은행의 김정은(37)은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통산 최다 득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5년 데뷔 후 8082점을 쌓아 정선민(은퇴)이 갖고 있는 8140점 경신까지 59점만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