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상학 기자] 한화 ‘캡틴’ 이용규(35)가 시즌 아웃 전망을 뒤집고 1군에 돌아왔다. KBO리그 최고의 독종 선수답게 이대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없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용규의 복귀로 한화도 자칫 리그 최초가 될 수 있었던 규정타석 0명 불명예 기록을 모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규는 2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1군에 전격 콜업됐다. 지난달 17일 고척 키움전에서 3회 타격 후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고, 이튿날 검진 결과 3.8cm가량의 내복사근이 찢어진 것으로 나왔다. 4주 재활 진단을 받아 남은 시즌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이용규는 보름이 지난 시점에서 1군에 올라왔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의사 소견이 없으면 복귀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이용규에게 말했다. 다행히 뛰어도 괜찮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고, 선수 본인의 복귀 의지가 워낙 강했다. 생각보다 빨리 와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좌타자인 이용규는 스윙을 할 때 오른쪽 옆구리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불행 중 다행으로 통증은 왼쪽 옆구리에서 발생했고, 2주가량 재활을 하면서 빠르게 회복됐다.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돼 남은 시즌 크게 무리할 필요가 없지만 팀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시즌 아웃 전망을 뒤집었다.

이용규의 복귀로 한화는 KBO리그 최초 불명예를 피할 수 있게 됐다. 한화는 2일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가 이용규 단 1명뿐이다. 팀 내 최다 405타석을 소화, 시즌 규정타석인 446타석까지 41타석만 남았다. 잔여 시즌 큰 이변이 없다면 매 경기 2타석씩만 나와도 규정타석 충족이 무난히 가능하다.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과 부진에 빠진 선수들이 많아 제대로 된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한화는 이용규를 제외하면 규정타석 타자가 없는 현실이다. 포수 최재훈이 이용규 다음으로 많은 330타석을 소화했지만, 잔여 22경기에서 매 경기 5타석 이상 나와야 충족할 수 있다. 이용규만이 유일하게 규정타석 페이스다.

지난해까지 역대 38시즌을 통틀어 KBO리그에서 규정타석 타자가 한 명도 없는 팀은 없었다. 가장 적은 숫자가 1명으로 지난 1999년 쌍방울, 2003년 롯데가 각각 최태원과 조성환이 규정타석을 채워 팀의 체면을 지켰다. 1999년 쌍방울(.224)과 2002년 롯데(.300) 모두 저조한 승률로 리그 최하위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