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구 SK전에 앞서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 하는 강민호.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는 자타공인 '소통왕'이다.

뷰캐넌과 강민호.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특유의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젊은 투수, 베테랑 투수, 외국인 투수를 가리지 않고 스스럼 없이 먼저 다가선다.

KBO리그 삼성라이온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5일 대구삼성라이온스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 라이블리가 LG 5회초 무사 1루 정주현 타석때 1루주자 손호영의 도루 상황에서 심판의 합의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8.25

스스로 "소통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 그러다보니 배터리 간 시너지 효과가 난다.

강민호.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산전수전 다 겪은 주전 포수와의 끊임 없는 대화 속에 투수들은 '유레카'를 외친다. 미처 몰랐던 부분을 깨닫는다. 반전의 창구, 포수 강민호다.

올 시즌 KBO 무대에 첫 선을 보인 에이스 뷰캐넌도 그랬다.

일본야구를 경험하고 치밀한 성격의 그는 시즌 초 자신의 그림대로 전략을 짜고 나왔다.

하지만 시즌 초 한 이닝에 대량실점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지켜보던 강민호가 나섰다. "나를 한번 믿어달라"고 했다. 진심이 통했다. 함께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뷰캐넌의 팔색조 구종에 한국 타자들을 두루 아는 강민호의 노련함이 겹쳐지면서 에이스급 피칭이 완성됐다. 뷰캐넌은 이후 승리투수가 될 때마다 "강민호와 미리 전략을 짜고 나온 게 주효했다", "강민호 사인에 고개를 저은 적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포수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강민호는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뷰캐넌은 워낙 성실한 선수다. 분석실에서 뷰캐넌이 내 말을 흔쾌히 믿고 따라와줘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외인, 라이블리도 예외가 아니다. 강민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라이블리는 올 시즌을 끝으로 짐을 쌀 뻔 했다. 시즌 초 옆구리 파열로 인한 두 달 여의 부상 공백. 복귀 이후에도 좀처럼 페이스를 회복하지 못했다. 공백을 만회하려는 조바심이 발목을 잡았다. 볼이 많아지면서 퀄리티스타트가 실종됐다.

지난 9월 초 '해결사' 강민호가 다시 한번 나섰다.

"스트라이크보다 볼 비중이 많더라고요. 작년에 이런 투수가 아니었는데…. 잘 던지고 싶은 마음에 구석구석 코너를 보고 던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말했죠. '가운데 내 헬멧을 보고 던져봐라. 만약 네 직구가 안타나 홈런이 되면 내가 밥을 사겠다. 헬멧으로 오는 너 직구는 타자가 도저히 칠 수가 없다. 오히려 빠른 직구가 낮게 올 때 안타가 된다'고요. 유리한 볼카운트 싸움을 하기 시작했죠."

달라졌다. 코너워크 보다 강한 공에 집중하면서 라이블리의 장점도 살아났다. 9월 들어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9월 이후 7경기 3승무패, 평균자책점 2.20. 45이닝 동안 33탈삼진에 볼넷은 단 7개 뿐이다. 본인이 그토록 원하는 재계약 희망도 살아났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차분함이 생겼다"며 "코너워크 보다는 가운데 상하 높이로 조정을 한게 주효한 것 같다"며 강민호의 역할을 칭찬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소원이자 꿈"이라는 강민호. 그가 과연 뷰캐넌, 라이블리의 외인 투수들과 소통으로 성장시키고 있는 젊은 투수들과 함께 은퇴 전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분명한 점 하나는 푸른 유니폼이 어울리는 베테랑 포수가 삼성 왕조 재건 씨앗을 뿌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