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LG 트윈스가 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류지현 감독과 이종범 코치가 주루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03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편안하게 보고 있다."

첫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는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의 모습을 보면 초보 사령탑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편안하다"고 했었고, 이후에도 "사전 준비를 잘했다. 캠프에 들어와서 생각이 바뀌거나 바쁘거나 급하진 않다"고 했다.

인터뷰 때 답하는 그를 보면 감독으로서 준비가 잘 돼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안에 대한 질문마다 막히는 법이 없다. 답할 때 그 분야의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했다는 얘기를 빼놓지 않는다.

류 감독은 12월과 1월을 바쁘게 보냈다. 각 파트별로 코칭스태프, 데이터팀을 만나 사전 교감을 끝냈고, 그에 맞춰 캠프를 준비했다. 특히 LG 1군엔 류 감독보다 선배인 코치들이 6명이나 있다. 아무리 감독이라고 해도 선배를 코치로 두는 것은 서로 어려울 수 있다. 류 감독은 캠프전에 가고 싶은 야구 방향을 미리 얘기함으로써 현장에서 생길 수도 있는 불협화음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첫날부터 아무 문제없이 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류 감독은 "코치생활을 오래했지만 운동장에 나와 있을 때 우왕좌왕할 때가 있었다. 코치분들이 그런 부분 없이 준비를 잘 해오셔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직 해보지 않은, 모든 감독들이 가장 어려워한다는 투수 교체도 이미 투수 코치들과 몇 가지 원칙을 마련했다. 타순도 공개는 하지 않았지만 가장 효율적인 라인업을 만들기 위해 이미 데이터팀과 자리를 갖고 회의를 했다.

류 감독이 이번 캠프에서 마련한 '소통의 시간'은 그가 코칭스태프와 준비한 야구를 선수단과 얘기하며 방향성을 확정하는 자리다. 그가 선수와 코치를 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코칭스태프와 선수간 미스 커뮤니케이션에 의한 거리였다. 감독이 생각하는 것과 코치가 생각하는 것, 선수가 느끼는 것이 다른데 이것을 풀지 못할 경우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나빠지는 것을 많아 봐 왔다. 류 감독은 "소통의 시간을 안 가졌으면 어쩔뻔 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라고 했다.

LG는 3월부터 남부지방에서 연습경기를 갖는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하는 청백전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보통은 스프링캠프가 시작할 때 청백전 일정도 확정되고, 비주전 선수부터 청백전에 출전하며 기량 테스트를 받는다. 하지만 류 감독은 청백전 일정을 선수들의 컨디션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청백전을 먼저 결정할 경우 선수들이 그 경기에 맞춰 무리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이후 다치거나 오버페이스를 해서 정착 중요한 시범경기나 정규시즌 때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봐왔다.

감독이 바뀌고 코칭스태프 변화도 있었지만 LG의 스프링캠프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듯 흘러가고 있다. '준비된 감독'의 철저한 사전 준비 덕분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