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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의 희망’ 권순우(25·당진시청·세계랭킹 54위)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본선 1회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3시간이 넘는 대혈투 끝에 힘겨운 승리를 따내며, 4대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모두 승리를 맛보는 감격을 누렸다.

권순우는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덴마크의 19세 신예 홀거 루네(세계랭킹 99위)에 3대2(3-6 6-4 3-6 6-3 6-2) 진땀승을 거뒀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권순우는 패기의 루네에 1세트 기선 제압을 당했다. 세트스코어 3-6으로 밀렸다. 하지만 2세트 루네의 서비스 게임을 두 차례나 브레이크하며 6-4으로 승리, 균형을 맞췄다.

3세트를 3-6으로 내준 권순우에게 행운이 따랐다. 루네가 햄스트링 부위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4세트부터 경기력이 떨어진 것이다. 4세트를 6-3으로 손쉽게 가져온 권순우는 전의를 상실한 루네를 상대로 5세트 6-2 완승을 거뒀다. 루네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한 세트스코어 2-1 상황, 4번째 게임 30-40까지 몰리며 바로 브레이크를 당해 게임을 내줬다면 경기 양상이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나온 강력한 서브 득점으로 다시 권순우쪽으로 경기 흐름이 왔다.

루네는 쉬는 시간마다 햄스트링 부위에 얼음 찜질을 하는 등 응급 처치를 했지만, 경기 막판에는 제대로 뛰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순우는 이날 승리로 2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앞서 호주오픈 본선에 3차례(2018년, 2020년, 2021년) 도전,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었다. 2019년에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5년간 4전5기 도전을 펼친 셈이다.

권순우는 다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프랑스오픈, US오픈에서는 모두 본선 승리가 있었다. 최고 성적은 프랑스오픈 3회전 진출이었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2회전에서 세르비아의 라슬로 제레(세계랭킹 51위)를 꺾은 캐나다의 데니스 샤포발로프(세계랭킹 14위)와 만난다. 권순우는 지난 2020년 US오픈 2회전에서 샤포발로프를 만나 1대3으로 패한 경험이 있다. 두 사람의 2회전 경기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