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의 달인’ 스테판 커리(34, 골든스테이트) 앞에서도 거칠 것이 없이 없었다. KBL출신 키퍼 사익스(29, 인디애나)가 NBA를 지배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개최된 ‘2021-22 NBA 정규시즌’에서 홈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121-117로 이겼다. 동부컨퍼런스 1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도 힘든 인디애나(17승 29패)가 우승후보이자 전체 2위 골든스테이트(32승 13패)를 잡는 파란을 연출했다.

승부처에서 가장 빛난 해결사는 27점을 넣은 ‘슈퍼루키’ 크리스 두아르테도 아니고 ‘귓바람’ 랜스 스티븐슨도 아니었다. KBL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단신가드’ 사익스가 경기를 지배했다. 그것도 ‘NBA 역대최고 3점슈터’ 스테판 커리 앞에서 가장 중요한 득점을 했다.

4쿼터 종료 6초를 남기고 3점을 뒤진 인디애나는 저스틴 할러데이가 극적인 동점 3점슛을 터트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커리가 있고, 클레이 탐슨까지 복귀해 ‘오리지널 스플래쉬 브라더스’를 보유한 골든스테이트 홈팬들은 경기가 연장전으로 넘어가도 여유가 넘쳤다. 승부처에서 해결해 줄 선수가 넘쳐 어차피 워리어스가 이길 거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연장전의 주인공은 사익스였다. 연장종료 1분 41초를 남기고 사익스가 공을 잡자 커리가 수비를 했다. 커리(190.5cm)보다 신장이 한참 작은 사익스(179cm)는 드리블 후 림에서 8.5m 먼 거리에서 3점슛을 던졌다. 포물선을 그린 공이 깨끗하게 림을 갈랐다.

이번에는 커리의 공격이었다. 커리가 8.8m서 던진 장거리 3점슛이 림을 빗나갔다. 다시 공을 잡은 사익스는 르브론 제임스를 잘 막아 ‘파이널 MVP’를 탔던 안드레 이궈달라의 수비를 벗겨내고 레이업슛을 넣었다. 인디애나의 120-115 리드. 사익스의 결정적 5득점이 승부를 가른 순간이었다. 사익스는 종료 14.4초전 3점차로 쫓기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수비리바운드까지 잡았다.

이날 주전가드로 나선 사익스는 31분을 뛰면서 10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야투율은 33%로 저조했지만, 가장 중요한 연장전서 5점을 폭발시켰다. 특히 커리 앞에서 넣은 3점슛이 이날의 백미였다. 인디애나가 자신에게 잔여시즌 계약을 안긴 것에 대해 보답하는 대활약이었다.

김승기 KGC 감독은 “사익스가 우리 팀에 있던 선수라 애정이 있다. 계속 NBA에 남아 좋은 활약을 해주길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사익스가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NBA에서도 성공신화를 쓸 수 있을 전망이다. KBL을 떠나 NBA 입성에 성공한 선수들 중 역대최고의 임팩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2022/01/21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