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에서 안세영이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김동환 기자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1)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3위의 중국 천위페이(25)를 게임 스코어 2대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여자 배드민턴이 ‘안세영 천하’임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위기도 있었다. 안세영은 이날 결승전 1게임 도중 무릎에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상당한 고통을 느끼는 표정을 지으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신청했다. 안세영이 경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세영은 다시 일어났다. 경기가 중단될 때마다 무릎을 부여잡고 아파했지만, 끝까지 참아내며 승리를 쟁취했다.

안세영(가운데)이 7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 도중 무릎 부상을 입고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세영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다리를 절며 나타났다. 그는 “무릎에서 무언가 탁 끊어지고 어긋나는 느낌이 들었다. 많이 아팠다”며 “그래도 다행히 걸을 정도는 돼서 경기를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였다”며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꿋꿋히 뛰었다”고 했다. 그는 또 “정신력으로 경기를 뛰었다. 경기가 어떻게 끝났는 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안세영의 부모도 이날 경기장을 찾아 딸을 응원했다.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딸을 지켜보는 부모 심정은 찢어질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 이현희(48)씨는 무릎을 부여잡고 코트에 주저앉은 딸을 향해 “그만해. 기권해도 돼”라고 소리쳤다. 아버지 안정현(54)씨는 “너무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다”며 “딸이 아파하는데 마냥 마음 편히 응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응원을 안 할 수도 없어서 불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봤다”고 말했다. 안씨는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안세영은 “어머니의 외침이 들리진 않았다”며 “들렸어도 기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에서 안세영이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사진은 안세영 무릎에 테이핑한 모습./김동환 기자

안세영은 두 번째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첫 출전이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땐 1회전에서 이번 대회 결승 상대 천위페이에게 패배해 탈락했다. 안세영은 “이 정도로 기쁠 수가 있을까 싶다”며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라고 했다. 2관왕에 올라 한국 선수단 MVP(최우수 선수)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안세영은 “저는 제 위치에서 제가 할 걸 다 했기 때문에 MVP가 되든 안되든 상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