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웅기 감독(사진 아럐). /X(옛 트위터)

백웅기 인도 양궁 대표팀 감독은 지난주 파리올림픽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오고난 뒤 인도양궁협회로부터 황당한 말을 들었다. “올림픽 감독의 역할에서 제외됐으니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라”라는 것. 백 감독이 아무리 따졌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백 감독은 비행기표를 들고 다시 돌아와야 했다. 백 감독은 “중요한 시기에 올림픽 코치 역할에서 제외됐다. 굴욕적이고 모욕적”이라고 격분하며 “계약을 연장하자 그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도 매체를 통해 말했다. 백 감독은 지난 20일 인도로 돌아와 한국행 비행기를 알아봤다.

선수, 감독 등이 올림픽 경기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AD(Accreditation) 카드’가 있어야 한다. 협회는 각 국에 일정 수량 주어지는 AD 카드를 선수, 감독, 의료진, 행정 직원 등에게 분배한다. 인도 양궁 대표팀에는 코치 및 지원 스태프들에게 4장의 AD카드가 분배됐고, 대표팀 감독에게 가장 먼저 AD카드가 돌아갔어야 하는데, 백 감독을 5번째로 둔 끝에 파리에 남지 못하는 황당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일치된 설명이다.

왜 감독에게 AD 카드가 5번째로 돌아갔을까. 현지 매체는 인도양궁협회(AAI)가 백 감독이 제외된지 하루만에 한 물리치료사를 인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해당 물리치료사가 협회 사무총장과 가까운 사이였던 덕분에 백 감독 대신 들어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양궁협회장은 “선수들의 편안함을 협회는 최우선했다. 협회는 이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백웅기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 2개를 획득하기도 했다. 백 감독은 “나는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인도 대표팀과 2년 동안 훈련해 왔다. 올림픽을 며칠 앞두고는 더 발전해가고 있었다”라며 “인도는 12년 만에 남자, 여자, 혼성 3개 팀이 참가권을 따냈다. 메달을 따기에 좋은 기회였다”라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