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 은메달을 딴 김금용(왼쪽)과 리정식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 장민석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그동안 북한 선수가 말하는 광경을 볼 순 없었다. 북한 선수들은 취재진과 선수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인 믹스트존에서는 한국 취재진이 인터뷰를 요청해도 그냥 지나갔다.

하지만 공식 기자회견을 피할 순 없다. 30일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탁구 혼합복식에서 왕추친-쑨잉사(중국) 조에 2대4로 패해 은메달을 획득한 리정식-김금용 조가 기자회견에 등장했다. 이번 대회 북한 선수단의 첫 기자회견이었다.

기자회견에 앞서 두 선수는 시상대 위에서 임종훈이 셀카를 찍자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스폰서인 삼성전자는 파리 올림픽에서 자사의 신제품(갤럭시Z 플립6) 홍보를 위해 시상식에서 선수들의 셀카를 유도하고 있다. 휴대전화를 바라보는 리정식은 표정이 굳었지만 김금용은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신유빈과 임종훈이 중국, 북한 선수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 기자가 ‘North Korea’라고 하자 북한 대표팀 관계자가 앞으로 나와 기자회견을 관장하는 스태프에게 ‘North Korea’라고 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D.P.R. Korea’라고 정정을 요구했다.

이는 국제 대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한국 취재진이 ‘북한’이라고 칭할 때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정확한 표현을 해달라고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이날은 한국 기자에게 질문 기회가 잘 돌아가지 않아 이런 광경은 나오지 않았다.

김금용은 대회 소감을 묻자 “3년 만에 처음 국제경기에 나서 올림픽에 참가하고 보니 기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리정식-김금용 조는 세계 최강 왕추친-쑨잉사 조를 맞아 두 세트를 뺏어내며 선전했다. 이에 대해 김금용은 “오늘 중국 팀과 그래도 경기를 비슷하게 하느라고 했는데 세계적으로 1등을 하는 강한 팀이다 보니 마지막에 모자라서 채우지 못했다”며 “많이 배웠고, 훈련을 많이 해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국 취재진이 한국에 경쟁심을 느꼈느냐고 묻자 김금용은 짧게 “그런건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고국에 있는 부모와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