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 탁구 국가대표 니샤렌./로이터 뉴스1

“신유빈은 정말 사랑스러운 소녀고, 스타다. 행운을 빈다.”

국내 팬들에게 ‘탁구 도사’로 알려진 베테랑 선수 니샤렌(61·룩셈부르크)이 한국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20)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니샤렌은 31일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32강전을 치렀다. 상대는 현역 여자 단식 세계 최강자인 쑨잉사(24·중국). 니샤렌은 0대4 패했다.

1963년생인 베테랑 니샤렌은 딸, 손녀뻘인 선수들과 겨루고 난 후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조언을 건네곤 한다. 탁구 선수들에겐 경기장에서 만나는 ‘인생 선배’인 셈이다. 니샤렌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선 신유빈과 겨룬 바 있다. 니샤렌은 이날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신유빈이 동메달을 따낸 사실을 언급하면서, “신유빈은 정말 사랑스럽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는 어리고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니샤렌이 쑨잉사와 맞대결에서 패한 후, 쑨잉사와 포옹을 나누며 축하해주는 모습./AFP 연합뉴스

지난 30일 탁구 대표팀 신유빈은 임종훈(27)과 호흡을 맞춰 올림픽 혼합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 메달을 딴 건 12년 만이었다. 신-임 조의 쾌거에 많은 한국 팬들이 열광했다.

2004년생 신유빈은 한국 탁구 최연소 올림픽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만 17세였던 3년 전, 도쿄 올림픽에 나서며 유승민 현 대한탁구협회장 등이 갖고 있던 최연소 올림픽 출전 기록(18세)을 갈아치웠다. 어린 신유빈에게 도쿄 올림픽은 성장의 장이었다. 여러 유형의 선수를 만나 대결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한 손이 없는 폴란드 선수와 경기를 갖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신유빈과 니샤렌의 맞대결은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58세였던 니샤렌은 역대 올림픽 최고령 탁구 선수. 이에 ‘패기와 노련함의 대결’로 불렸다. 10대 신유빈은 니샤렌의 노련한 플레이에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했지만, 결국 4대3 신승했다. 당시 한국 팬들은 신유빈을 당혹스럽게 하는 니샤렌의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고 니샤렌에게 ‘탁구 도사’ ‘탁구 할매’ 등 별명을 붙였다.

그리고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니샤렌은 다시 출전하며 자신이 갖고 있던 올림픽 탁구 최고령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이 무려 6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그는 3년 전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보다 젊다”는 말을 남겨 선수, 팬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니샤렌은 중국 상하이 출신으로 1980년대 중반까지 중국 국가대표를 지냈다. 이후 룩셈부르크에 정착해 2000 올림픽부터 룩셈부르크 대표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