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각)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프랑스 대표팀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프랑스 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내자 현지에서 한국인 감독과 한국 양궁에 대한 찬사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단체전, 프랑스는 한국 대표팀에 1대5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프랑스 양궁 사상 최초로 단체전에서 획득한 메달이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32년 만에 나온 양궁 메달이기도 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프랑스 양궁 대표팀, 파리에서 빛을 발하기 위해 한국 방식을 채택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프랑스 양궁협회는 올여름 최소 1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오선택 감독을 영입하는 등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프랑스 양궁센터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오선택 감독. /르몽드

프랑스에서 ‘미스터 오’로 불리는 오 감독에 대해 “양궁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 르몽드는 소개했다. 오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양궁대표팀 감독을 맡았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총감독을 역임했다. 시드니올림픽과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은 금메달 3개씩을 획득하는 등 좋은 성과를 냈다.

르몽드는 “한국은 양궁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며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양궁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 한국 대표팀은 총 45번의 경기에서 절반 이상인 27번 우승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양궁 대표팀 리더인 장 샤를 발라동트는 “프랑스에서 양궁은 취미에 가깝지만 한국에는 프로 또는 준프로 양궁 선수들의 밀집도가 높다”며 “테디 리네르(프랑스의 세계 최강 유도선수)와 같은 스타들이 많고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고 했다.

매체는 한국에서 양궁이 발전하게 된 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유치한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양궁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 이후로 초등학교 때부터 청소년들이 전문적인 코칭을 받으며 양궁을 배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프랑스양궁협회 기술 이사 브루아 비농은 “한국이 30년 넘게 양궁을 지배할 수 있었던 건 이 시스템 덕분”이라고 했다.

남자 양궁 단체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 기자는 “프랑스에 한국인 감독이 왔는데, 최초 단체전 메달 획득에 어떤 도움을 줬나?”라고 물었다. 이에 토마스 치로는 “오 감독은 2022년 2월에 총감독으로 와서 대표팀의 많은 것을 바꿨다. 조직이 바뀌었고 체계도 달라졌다. 말 그대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리 대회를 위해서 새롭게 결집했고, 새로운 태도와 자세를 갖게 됐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양궁 강호들과 나란히 설 수 있었다. 그것을 우리가 오늘 입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