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100kg 이상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딴 김민종이 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유도 최중량급 간판 김민종(24)은 지난 6월 파리 올림픽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감동하면 받는다’는 말이 뇌리에 박혀서 하늘을 감동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했다. 2일 남자 유도 100kg이상급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유도 영웅 테디 리네르에 허리후리기를 당해 한판패한 김민종은 “하늘이 감동해 금메달을 내려주기엔 내 노력이 부족했다”며 아쉬워 했다.

이날 은메달로 한국 유도 최중량급 올림픽 최고 성적을 기록한 김민종은 “금메달을 따지 못해 너무 아쉽다. 역사를 썼다고 하기에는 숙제가 많은 것 같다”며 “하늘이 덜 감동한 것 같다. 이 정도로는 부모님만 감동하지, 하늘은 감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 하늘을 감동하게 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2028 LA 올림픽 때는 확실하게 그렇게 하겠다. 한 단계 더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 당시 16강전에서 탈락한 뒤 눈물을 펑펑 쏟았던 그는 이날 경기장을 찾은 부모님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김민종은 “아버지께 꼭 노란 것을 걸어드린다고 했는데 아직 색칠이 덜 된 것 같다”며 울먹였다.

결승에서 김민종을 꺾은 리네르는 세계선수권 개인전 11회 우승에 빛나는 유도 레전드다. 2012 런던, 2016 리우 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한 그는 8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프랑스 홈 팬들을 열광에 빠뜨렸다. 이날 경기장은 “테디!”를 외치는 프랑스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김민종은 “리네르를 향한 응원 소리는 나를 위한 응원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리네르에 대한 존경심도 나타냈다. 김민종은 “나에 대해 많은 걸 연구하고 나온 것 같은데 반면 나는 연구가 부족했다”며 “내가 미숙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