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김우진, 임시현 선수가 2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진행된 파리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시상식에서 수여 받은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조선시대, 고구려 때부터 활 잘 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김우진(청주시청)과 임시현(한국체대)의 우승으로 한국 양궁 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3개를 모두 가져간 당일, 한 일본 기자가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이 유독 양궁에 강한 이유를 물으며 한 말이다. 김우진은 “모든 선수가 부정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한다”고 답했다.

파리올림픽 양궁 단체전 3종목에서 한국이 모두 정상에 선 2일(현지 시각), 공식 기자회견장에선 한국 양궁이 지닌 저력과 비결과 관련한 외신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 일본 기자가 물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이 (양궁) 금메달 3개짼데, 한국이 이렇게 양궁을 잘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조선시대, 고구려 때부터 한국인이 활 잘 쐈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런 거 포함해서 얘기 좀 해달라”고 했다.

김우진은 이 같은 기자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을 내놨다. “한국 양궁은 체계가 확실하게 잡혀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실업까지 모든 선수가 운동하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공정한 대한양궁협회가 있기에 모든 선수가 부정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한다”고 했다. 이어 “양궁협회 회장(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양궁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세계 정상을 지킬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만들어간다. 그래서 지속해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동메달리스트로 기자회견장에 함께 참석한 미국의 양궁 선수 브레이디 엘리슨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올해로 다섯번째 올림픽에 출전 중인 엘리슨은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과 남자 개인전 동메달, 그리고 이번 대회 혼성전 동메달까지 총 4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이 29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특설 사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수여 받은 후 손가락과 메달을 이용해 '10연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김제덕, 김우진, 이우석이 30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엘리슨은 “한국과 미국의 양궁 시스템은 뿌리부터 다르다”고 답했다. 엘리슨은 “한국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15년 동안 상당한 훈련을 받는다고 들었다. 궁사로 훈련받은 상태에서 대학교에 들어가고, 양궁이 직업인 선수가 많다”며 “미국에서는 내가 활쏘기로 밥벌이하는 유일한 궁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한국 양궁이 훨씬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김우진과 임시현은 이날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독일을 6-0(38-35 36-35 36-35)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가장 먼저 쏜 임시현이 8점을 맞혀 출발이 좋지는 않았으나, 다행히 김우진이 10점을 쏘면서 중심을 잡았고, 이어 임시현이 10점을 맞히면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독일의 크로펜이 첫발에서 8점을 쏘며 흔들린 반면, 임시현은 10점을 맞히며 앞서갔다.

그리고 3세트에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독일의 크로펜이 두 번째 화살을 7점에 맞히면서 크게 흔들렸다. 임시현의 첫 발도 8점에 그쳤지만, 두 번째 화살을 9점을 쐈다. 여기에 김우진이 마지막 발을 10점에 맞히면서 2연패를 확정했다.

이들은 3일과 4일에 각각 진행되는 여자 개인전, 남자 개인전을 통해 3관왕에 도전한다. 임시현은 대만의 레이첸잉과, 김우진은 브라질의 마르쿠스 달메이다와 경쟁할 예정이다.